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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최이준은 머리가 다 비틀어진 채 입을 움켜쥐었다. “X발.” 곧이어 또다시 휴대폰을 들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보셨죠 여러분? 대표가 직원 한 명 괴롭히고 있어요. 이젠 손까지 대네요. 이거 무조건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저년 감방에 처넣을 거예요 내가!” 최이준의 거친 말에 박서아가 드디어 분노가 폭발했다. 항상 높은 자리에서 고고하기만 하던 대표님이, 만인의 존경을 받던 대표님이, 나한테서도 이런 수모를 겪어본 적 없던 그녀였으니 분노가 터질 만도 했다. 박서아는 충혈된 두 눈에 이마의 실핏줄까지 튀어 오른 채 성큼성큼 최이준에게 달려가 휴대폰을 뺏고 머리채를 확 잡았다. 최이준은 강제로 머리를 숙이고는 박서아에게 한바탕 두들겨 맞았다. 다만 남녀의 힘의 차이가 현저했으니 곧장 그녀를 제압했다. 둘은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고 이때 문득 박서아가 어디서 났는지 품에서 칼을 꺼내 최이준의 목을 가차 없이 찔렀다. 선홍빛 핏물이 사방으로 튀기며 그의 하얀색 셔츠를 빨갛게 물들였다. 뭇사람들은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서둘러 경찰에 신고했다. 한편 박서아는 여전히 분이 안 풀렸는지 최이준이 꿈쩍 않을 때까지 계속 칼을 휘둘렀다. 남자가 인기척이 없자 그녀는 그제야 고개를 번쩍 들고 박장대소했다. “하하, 죽었네. 드디어 죽었어, 망할 놈의 자식!” 바닥은 이미 피로 흥건해졌다. 최이준과 박서아가 흘린 피가 한데 뒤섞여 실로 섬뜩할 따름이었다. 얼마 안 돼 경찰이 출동해서 상황을 통제했다. 그들은 박서아에게 수갑을 채워서 경찰서로 돌아갔고 나도 따라가서 사건 진술을 했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후 경찰들은 곧장 나를 돌려보냈다. 한편 회사에서 휴가를 내고 푹 쉬라고 했지만 나는 완곡하게 거절한 채 금방 새 업무에 돌입했다.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포지션 때문에 나는 확실히 많은 시간을 공들여서 적응해나갔다. 그래도 후배가 늘 챙겨주고 정은우와 수년간 호흡을 맞춰온 덕에 곧바로 새 환경에 적응했다. 전에 발생한 일들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또한 회사를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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