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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강하성은 복도 입구에 서 있었다. 그렇다, 그는 임서우와 배지성이 화장실에 가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따라온 것이었다. 강하성은 시끄러운 음악 소리를 뒤로 하고 눈앞의 남녀가 치근덕거리는 장면을 보고 있었다. 순간, 바로 몸을 돌려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발에 못이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하성 씨,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임서우는 여전히 힘껏 외쳤고 호프 가게 불빛 때문에 강하성의 눈빛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보아낼 수 없었다. "살려... 주세요?" 강하성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한 걸음 다가가 가려고 했지만, 누군가에 의해 팔이 잡혔다. "하성아, 여기서 뭐 해?" 임예지는 무심코 복도 안을 들여다보는 척하더니 이내 눈을 가렸다. "하성아, 우리 돌아가자. 보지 마." 임서우는 두 눈을 버젓이 뜬 채로 강하성이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순간, 그녀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더니 순식간에 남에게 좌지우지되는 꼭두각시로 된 것만 같았다. '하성 씨가 갔어.' '하성 씨가 그냥 가버렸어.' 임서우는 자신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도대체 무엇을 위해 버텼는지 이해가 안 갔다. 강하성과의 결혼생할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추행보다 더 징그러웠다. 그 생각에 임서우는 갑자기 미친 듯이 반항하며 배지성을 때렸다. 임서우는 배지성이 미웠다. 뼛속까지 사무치도록 미웠다. 이미 떠난 강하성도 눈앞의 배지성과 마찬가지로 역겨웠다. 뒤이어 임서우는 멈출 수 없이 토하기 시작했고 배지성의 몸에 토해버렸다. 그 순간, 배지성은 바로 몇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임서우를 혐오스럽게 바라보았다. "서우야?" 김은아는 너무 오래 기다렸는데도 두 사람이 돌아오지 않자 바로 찾으러 다녔다. 그 모습을 본 순간, 그녀는 배지성을 옆으로 밀어젖히고는 임서우를 부축했다. "서우야, 왜 그래?" 김은아는 임서우의 몸이 떨리는 것을 발견하더니 이내 눈치를 채고 배지성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서우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 거예요?" "오해하지 마세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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