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서우야?”
이때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가 등 뒤에서 울려 퍼졌다.
임서우는 얼른 검사 결과를 덮고 뒤돌아보았다.
“큰엄마?”
상대는 뜻밖에도 임예지의 엄마 황이진이었다.
황이진은 환자복을 입고 화장기 없는 얼굴이 한없이 창백하고 허약해 보였다.
그녀는 임서우를 보더니 환하게 눈웃음을 지었다.
“정말 너구나. 난 또 사람 잘못 본 줄 알고 걱정했는데.”
황이진이 다정하게 물었다.
“우리 서우 병원에 웬일이야? 어디 아파?”
“아니요.”
임서우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냥 건강검진 받으러 왔어요.”
그녀는 복잡한 마음에 코끝이 찡했다.
생일파티 사건이 있은 뒤로 그녀는 줄곧 큰엄마와 큰아빠를 피해 다녔다. 두 분을 볼 면목이 없었으니까.
임서우는 거의 1년 만에 다시 황이진과 마주쳤다.
인제 드디어 진실을 알게 됐는데 차마 황이진에게 알리지 못했다.
“괜찮으면 다행이고. 몸이 아픈 건 절대 지체하면 안 돼.”
황이진은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
“어서 큰엄마 곁으로 와. 1년 만에 보는데 우리 서우 왜 야윈 것 같지?”
임서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가까이 다가갔다.
황이진은 그녀의 볼을 어루만지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말 야위었어. 왜? 하성이가 잘해주지 않았어?”
임서우는 씁쓸하고 괴로워서 아무 말도 못 한 채 고개만 내저었다.
“바보!”
뜻밖에도 황이진이 먼저 눈시울을 붉혔다.
“많이 서운했구나.”
“큰엄마...”
임서우는 또다시 말을 머뭇거렸다.
황이진은 옅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다독였다.
“그해 일은 네 탓 아니야. 큰엄마는 우리 서우 믿어.”
‘뭐라고?’
임서우는 몸이 휘청거리고 순간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때 너희 집에 몇 번 찾아갔었는데 너희 엄마가 줄곧 너 기분 나쁘다며 만남을 거부한다고 했거든.”
황이진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아당겼다.
“비록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큰엄마는 너 믿어. 넌 절대 일을 이렇게 만들고 싶지 않았을 거야.”
임서우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사건이 있은 뒤로 아무런 내막도 모른 채 완전히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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