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장
“할아버지.”
강하성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이미 결정한 일입니다. 번복할 생각 없으니 할아버지도 그렇게 아세요.”
강주호의 얼굴이 무섭게 가라앉았다.
“그래. 그러마.”
그는 천천히 의자에 기대더니 강하성을 등지고 말했다.
“내일 당장 이 집에서 나가.”
“할아버지...”
“시끄럽다.”
강하성은 어쩔 수 없이 일단 방으로 향했다.
그 시각, 임서우는 샤워를 마친 후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옆으로 넘겼다. 그러고는 아까부터 욱신거리는 상처를 보며 옆에 있는 연고를 손에 쥐었다.
면봉으로 상처에 바르려는 그때 강하성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서둘러 머리로 다시 상처를 가렸다. 그가 상처를 보고 혹시 동정의 눈길이라도 보낼까 봐서였다. 그것만큼은 죽기보다 싫었다.
임서우가 아무렇지 않은 척 몸을 일으키려 하자 강하성이 그녀의 어깨를 눌러 다시 의자에 앉혔다.
“뭐 하는 거예요?”
그녀가 긴장한 듯 묻자 강하성은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옆으로 넘겼다.
이에 임서우가 다시 몸을 일으키려고 했다.
“가만있어.”
강하성은 화장대 위에 올려진 연고를 집어 들었다.
“이거 바르려던 거 아니야? 도와줄게.”
“괜찮아요. 필요 없어요.”
임서우는 가슴이 짓눌린 듯 답답해졌다.
강하성은 또다시 일어나려는 그녀를 눈으로 제압해버렸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상처를 찾아냈다. 크지는 않았지만 꽤 깊었고 이에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는 갑자기 마음속 깊이 짜증이 밀려와 면봉으로 바를 때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가고야 말았다.
“아!”
임서우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해주기 싫으면 그냥 싫다고 해요. 나 혼자 해도 되니까.”
그러고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앉아.”
강하성은 조금 부드러워진 말투로 말했다.
“살살 할게.”
그는 숨을 한번 내쉬고 약속대로 살살 발라주었다.
임서우는 속상해 죽겠다는 그의 얼굴을 보자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대체 왜 강하성은 지금 이런 눈길을 하고 있는 걸까? 마치 그녀가 무척이나 소중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강하성은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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