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장
“너 방금 뭐라 그랬어? 미쳤니?”
한은실은 당황한 듯 보였다. 설마 임서우가 사람들 많은 곳에서 이런 식으로 말할 줄은 몰랐다
정말 단단히 미친 것일까?
“미친 건 내가 아니라 당신이죠.”
임서우는 쓰게 웃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니, 내가 어렸을 때도 당신은 엄마면서 한 번도 내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꾹 참았어요. 당신은 내 엄마이니까. 하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진짜 엄마라면 딸의 인생을 이런 식으로 망치지는 못해요. 그러니 오늘 이 자리를 빌려 할아버지와 강씨 가문 사람들 그리고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정식으로 선언할게요. 저 임서우는 지금부터 한은실과의 모든 연을 끊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파티장은 웅성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모두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 강이준은 강하성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이야, 서우 멋진데? 나한테도 저런 용기가 있었더라면 진작에 강 씨가 아닌 다른 성을 썼을 텐데 말이야.”
강하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놀라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심지어 몇십 분 전까지만 해도 그는 박정원의 결정에 불만을 품고 있으면서도 그걸 입 밖으로 꺼낼 용기가 없었고 언감생심 연을 끊는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이 작은 여자는 그것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당당하게 입에 올렸다.
대체 내면이 얼마나 단단해야 이럴 수 있을 것일까?
한편 임서우의 행동에 놀란 사람이 또 한 명 있었다.
한은실은 설마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저도 모르게 임예지 쪽을 바라보았다.
“그만.”
그때 박정원이 입을 열었다.
“서우야, 너랑 네 엄마 얘기는...”
“저 사람 제 엄마 아니에요.”
임서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너 이 계집애가 진짜!”
한은실은 화를 참지 못하고 임서우를 때리려 들었다.
“나한테 손대는 즉시 경찰 부를 거예요.”
임서우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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