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장
김수지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숟가락을 든 손이 멈추어졌다. 그녀는 박민혁의 말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쌍의 살구눈이 충격과 당혹감으로 가득 찼다. ‘안간다구요? 내 병실에서 자려구요?’
‘아니.’ 박민혁은 피식 웃었다.
그가 웃는 모습에 화가 난 김수지는 갑자기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말을 하는 그한테 따져 물으려고 했다. 그런데 고개를 드는 순간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할만한 그의 이목구비를 보게 된다.
그는 늘 그랬다. 천 번 만 번을 보았어도 매번 보는 그 순간 그 얼굴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특히 옆모습이 그를 향하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우뚝 솟은 콧날과 두개골이 낫낫이 드러나고, 우월한 턱선은 신의 한 수처럼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언제나 남의 눈에서는 초점이 된다.
김수지는 불편한 듯 눈을 피했다.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 그녀는 뭔가 감추려며 허둥지둥 말을 했다. ‘미안해요, 잘못 이해했어요.’
‘그럼 뭘로 이해했는데?’ 박민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김수지의 모든 것을 눈여겨보았으면서도 일부러 물었다, ‘당신 금방 내가 당신과 이 좁은 병상에서 함께 자는 장면을 상상했지?’
‘콜록콜록...... ‘김수지는 방금 먹은 죽에 바로 가래질 했다. 작은 얼굴이 수줍고 화가 났다. ‘박민혁씨!’
그녀는 분명히 그를 싫어한다. 하지만 그는 항상 그녀에 대한 자신의 증오를 잊게 한다. 매번 마음이 설렌다.
‘그래, 듣고 있어.’ 그는 가라앉은 목소리 답하며 얼른 다가가 등을 토닥여줬다. 김수지가는 마치 서브우포가 귓가에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며 귀까지 임신한 것 같앴다. ‘천천히 먹어, 나 안 가.’
그는 그렇게 부드러웠다. 전과 똑같지만 김수지의 마음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그녀는 정말 이 사람이 병이 났다고 생각한다.
변덕스러운건 물론 그는 어떻게 두 사람이 다투고 난 뒤에도 태연하게 와서 그녀를 놀리고, 또 그녀의 등을 두들겨 줄 수 있을까?
예전에 그랬으면 부부의 정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근데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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