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7장
그의 손은 너무 뜨거워 마치 전기가 흐르는 것 같았고 지난 사랑과 증오까지 불에 탄 듯 김수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눈 앞에는 박민혁의 진지하고 사랑이 가득한 깊은 눈동자만 보였다.
하지만 예전처럼 박민혁이 김수지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통해 다른 여자를 보고 있는 것이면 어떻게 할까?
그녀는 망설여졌다.
분명히 기대했고, 사랑이 있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듯한 마음이 있다. 그가 김수지에게 손만 내밀면 그녀는 한 발 앞으로 나아갈 마음이 있지만 결국 두려움에 그가 잡고 있는 손을 놓았다.
우산은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빗속에 흩날렸다.
그리고 빗방울이 어깨에 떨어지자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눈앞의 남자는 김수연과 아기 사이에서 김수연을 선택한 남자이다.
박민혁은 자신과 김수연 사이에서 확고하게 김수연을 선택한 남자이다.
김수지가 어떻게 마음이 흔들릴 수가 있을까.
어떻게...
비가 오니 김수연의 증오가 가득 담긴 것 같았고 또 그날 김수지의 아이는 생명을 잃었고 유일한 잔해인 유골마저 사라졌을 때 김수지는 다시 그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렸다...
그녀는 정말...
너무 실패한 엄마이다.
순간 박민혁은 그녀의 증오가 가득한 눈빛을 보더니 자신이 여태껏 이제 첫걸음을 내딛었고 다시 재결합할 수 있다는 그 생각이 얼마나 웃긴지 깨달았다.
그녀는 그를 결코 용서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입술이 터질 리가 없다.
그는 불현듯 왜 그녀의 입술은 조금 피부가 벗겨졌을 뿐인데 매일 약을 바르고 심지어 원장이 특별 처방한 약을 발라도 효과가 없는 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김수지는 자신의 몸에 박민혁의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더 가소롭기 짝이 없는 것은 그는 하필 매일 새처럼 그녀의 입술을 가볍게 맛보았다.
아마 김수지는 그를 아주 혐오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바늘로 아주 아프게 찌르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박민혁은 김수지와 더 이상 마주할 용기가 없어졌다.
"비가 차가워." 박민혁은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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