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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장

양이나가 서둘러 김수연 병실로 향하며 뒤를 바라보자 곧 누군가 영양제품을 한가득 안고 왔다. 양이나는 영양제를 받아 들더니 싸늘하게 김수지 옆을 스쳐 지나갔다. 김수지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웃음 밖에 나오지 않았다.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녀가 씁쓸하게 웃었다. 그녀는 양이나가 김수연을 편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심지어 김수지를 잃어버린 것이 사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했지만 양이나는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할 수 있었다. 정말이지... 독하기 그지없었다. 김수지는 그런 부모님을 마주하고 있자니 자괴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양이나가 한순간만이라도 후회하고 마음 아파하며 고개를 돌려 자신을 한 번 봐라봐주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김수지는 그런 기대를 안고 두 사람 뒤를 따라갔다. 그리고 양이나와 김병호가 영양제를 한가득 안고 김수연 병실로 들어서는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다시 자신의 병실로 돌아왔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바라지 않을 것이다. 가족도, 사랑도 김수지에게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물건이었다. 그런데 하필, 운명은 그녀에게 이런 인연을 선물하기를 좋아했다. 침대 옆에 앉아있던 김수지는 지현이 줬던 사진이 생각나 씁쓸하게 웃었다. 그녀는 박민혁에게 이 사실을 알릴 생각이 없었다, 그가 자신이 이 은혜를 통해 무언가를 얻고 싶어 한다고 오해하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김수지는 자신의 병실에서 기다렸다. 박민혁이 김수연 일로 자신을 찾아와 따지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박민혁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회장님, 사모님께서 깨어났는데 왜 가보지 않으시는 겁니까?" 진영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김수지가 쓰러졌을 때, 그녀의 곁을 지키고 그녀가 깨어나니 사라지는 그 모습은 아무리 봐도 김수지를 손에 넣으려는 사람의 모습 같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러 자신의 감정을 감추려는 사람 같았다. "심지어... 김병호가 온 거 보셨는데 어떻게 된 건지 알아보지도 않으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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