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5장
김병호는 지금 고민 중이다.
그는 무덤을 파고 난 이후로 집에 돌아와서 크게 앓아누웠다.
잠이 들면 아직 인간 모양조차 나오지 않은 두 아이가 자꾸 꿈에 나왔다.
그리고 김수지가 손을 뻗어 그의 목을 조르며 무덤을 판 일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박민혁은 김수지 뒤에 서 있었고 차가운 시선으로 노려보며 한 마디 질책도 없었지만 마음이 조이는 위협감을 느끼게 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김병호는 김수연이 박씨 가문에 시집가는 일에 감이 잡히지 않았다.
특히 양이나가 그를 보살필 때 김병호는 가슴이 두근거리며 다시 김수지에게 기대가 생겼다.
그리고 오랫동안 망설인 후 드디어 용기 내어 그 일을 김수지에게 알려주려 전화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 김수지는 김병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녀는 생일 날에 안소희가 찍은 사진을 뽑으러 사진관에 갔다.
특급 파파라치가 찍은 사진이 아니랄까 매 장마다 예쁘게 나왔다.
평소에 자신의 얼굴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김수지도 사진속 자신이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딱이었다.
오늘 날씨도 좋고 시원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볼을 스쳐지나가며 온 몸이 편하게 느껴졌다.
김수지는 사진을 찾은 후 케이크 두 개를 사들고 아이들의 무덤으로 향했다.
날씨가 좋아서 더욱 조용해 보였다.
김수지는 산 아래에서 내려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올라갈 수록 그녀의 얼굴색은 점점 어두워졌다.
그녀가 직접 조각한 그 밝은 노란 묘비는 마치 뒤집어져 넘어진 것 같았지만, 아직까지는 조금 멀어서 김수지는 잘 보이지 않았다.
발 아래의 걸음이 빨라졌다.
가까이 다가가자 김수지는 기절할 뻔 했다.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무덤, 정말로 인위적으로 파괴당했다!!!
아직 형태조차 잡지 못한 아이가 누구 심기를 건드렸다고!
김수지는 손에 든 사진과 케이크를 바닥에 떨구며 두 눈으로 큰 구덩이를 노려보았다. 눈시울은 빨갛게 변했고 온 힘을 다해 떨리는 몸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천천히 몸을 움츠리고 열심히 장례함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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