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4장
김수연이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가볍게 긁는 소음과 손상된 목소리까 지 더해져 듣고 있으면 등골이 서늘했다. "한번 해봐요. 아빠가 김수지에게 했던 일을 내가 민혁 오빠에게 알려주면 어떻게 될지..."
"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김병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네. 그럼 안돼요?" 김병호의 분노에 비해 김수연의 목소리는 더없이 평온했지만 강압적인 의미가 강했다.
김병호는 이런 김수연의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기억 속의 김수연은 언제나 얌전하고 지금과 같은 태도로 말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 김병호는 딸의 남다른 면을 알게 되었다.
"김수연!"
김병호의 호통소리에 김수연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흠칫 떨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상황이 아니었다면 김수연은 이런 말들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김수연은 김병호를 철저히 자신의 편으로 끌어오지 않으면 나중에 탈이 날까 봐 불안했다.
지금은 반드시 당당한 기세를 유지한 채 일말의 동요도 없는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요."
김병호는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으나 전화기 너머로 통화가 끊겼다는 것을 의미하는 공허한 기계음이 들려왔다.
순간 혈압이 치솟아 올라 김병호는 눈앞이 검게 변했다. 당장 김수연을 집으로 데려와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제대로 따져 묻고 싶었다.
김병호의 몸이 비틀거리며 흔들리더니 뒤로 쓰러지려 했다.
그 모습을 본 김수지가 재빠르게 그를 부축했다. "괜찮으세요?"
등을 받쳐주는 사람이 있어 어지러움이 많이 줄어들었다. 김병호는 옆에 있는 기둥을 붙잡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 후 눈을 떠 복잡한 눈빛으로 김수지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김수지가 통화 내용을 듣지 못하도록 김병호는 일부러 그녀와 멀리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그런데도 김수지는 곧바로 달려와 자신을 부축했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따뜻한 온기가 마음속으로 번져나갔다. 김병호는 갑자기 후회가 되었다.
당시 김수지에게 터무니없는 일들을 수많이 저질렀던 것이 후회되었다.
그러나 김수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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