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4장
그랬다,
박민혁이 잘못 생각했다.
그는 자신과 함께했던 늘 얌전했던 김수지에 익숙해져 있어 그가 시골에서부터 강남까지 올라온 독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었다.
팡롱을 처리할 때도 그녀가 놀라지 않고 그녀의 손을 더럽히지 말 것만 생각했다.
박민혁은 이런 일은 자신이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수지에게 그 과정이 필요할 거라는 사실을 잊었다, 그녀는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위로하고 분풀이해야 했다.
김수지는 카나리아도 아니었고 새삼꽃도 아니었고 연약한 모란도 아니었다, 그녀는 목화였다.
거센 바람도 굳건하게 서서 받아칠 수 있는 목화.
"미안, 내 생각이 짧았어." 박민혁이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동안 그도 아무것도 먹지 않고 모든 신경을 김수지에게 집중했다. 그녀가 혹시나 멍청한 행동을 저지를까 봐서였다.
그는 팡롱을 처리하는 일을 김수지에게 맡겼어야 했다.
그저 그녀를 자신의 등 뒤에 두고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더구나...
그는 그 누구도 보호할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한 박민혁이 스스로를 비웃었다.
그는 자신의 아이도 지키지 못했다.
그 기세등등하던 박민혁도 이 일을 겪고 난 뒤, 기가 수그러든 것 같았다, 그는 변했다.
겸손하고 신중하고 경외심을 가질 줄 알았다.
하지만 김수지는 지금 그런 것을 볼 새가 없었다, 지금 그녀는 복수에 눈이 멀었다.
폭우가 쏟아지던 그날, 유산하던 정경만 생각하면 그녀는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그리고 박민혁도 용서할 수 없었다.
김수지의 혀는 마치 칼날이라도 된 것처럼 그의 몸을 난도질했다, 마치 그래야만 그녀 가슴속의 답답함과 원한이 조금 사라질 것처럼.
"박민혁, 너네같이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마음이 독해?" 김수지가 박민혁을 보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박민혁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김수지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이야?"
"팡자명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제 손으로 자기 아들을 죽였잖아, 그리고 너도... 다른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 아이가 죽는 것도 무시할 수 있고."
김수지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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