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7장
회사에서 나온 박민혁은 직접 엘르로 쳐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어젯밤 두 사람이 나눴던 대화를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김수지는 박민혁에게 자신의 선택과 직장을 존중해 달라고 했다.
그런 김수지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박민혁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주차장의 구석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그리고 김수지가 점심을 먹으러 회사에서 나왔을 때,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리 와."
메시지를 확인한 김수지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김수지가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로 박민혁이 처음으로 답장을 보낸 것이다.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보고 싶다는 감정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안정을 되찾고 나니 오히려 충동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지도 않은 사람에게 그런 문자를 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랬기에 갑자기 이리 오라는 문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미친."
김수지가 한마디 중얼거리더니 동료들과 식당으로 향했다.
요즘 김수연이 회사에 나오지 않아 김수지의 디자인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녀는 이제 꽤 유명한 신예 디자이너였다.
예전에는 김수지를 피하던 동료들도 이제 주동적으로 그녀를 가까이하려 했다. 특히 저번에 식사 자리에 함께했던 전창민도 그녀와 함께 밥을 먹으려는 뜻을 보였다.
김수지는 그가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건지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그가 디자인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 그녀도 목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수지는 이 사람을 통해 동료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는 그녀가 엘르에서 일하는 데 나쁠 게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수다를 떨며 식당으로 향했다.
박민혁은 아무 답장도 하지 않는 김수지를 보며 차에서 내려 멀찍이 떨어져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있었다.
남자랑 수다를 떠는 꼴이라니,
게다가 웃기까지 한다.
그것도 아주 즐겁다는 듯이.
"잇몸 다 나왔어." 박민혁이 다시 김수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멀찍이 떨어진 채였다, 그녀가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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