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8장
김수지는 다시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니까 지금 메이드복을 입으라는 거야?'
"이건 정말 치욕스럽네요." 김수지는 마침내 박민혁이 미리 알람을 맞춰놓으면서까지 그녀를 깨운 이유를 알았다. 심지어 진성호한테 저 옷을 전하라고 한 걸 보아,
그녀를 난처하게 하려는 것이 분명했다.
"이 옷 안 입을 거예요."
그녀는 진성호를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진성호도 정색하며 받아쳤다. "사모님, 직접 안 입으시면, 대표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불러 착용을 도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뜻은 김수지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국 입어야 한다는 거였다.
김수지는 박민혁이라면 정말로 그런 짓도 할 것 같았다.
이건 그녀를 차가운 수술실로 밀어 넣을 때랑 별반 다른 게 없었다...
본질적으로 그는 그녀를 존중해 준 적도, 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박민혁... 그는 정말 본인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대놓고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니 이 이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
김수지는 자리에 서서, 텅텅 비어있던 이혼 계획표를 떠올리며, 참아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인내심을 갖고 자신과 아이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이혼을 하면 그땐 더 이상 박민혁의 기분을 살피며 움직일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김수연이 그녀보다 더 조급하고 불안해하고 있다.
그러니 흔들려서는 안 된다.
고민 끝에 그녀는 메이드복을 집어 몸에 걸쳤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박민혁이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우아하고 고상하게 긴 다리를 꼬고 앉아, 자본가의 자태를 물씬 풍기며 김수지를 흘겨보았다.
'일하는 거 지켜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박민혁이 저렇게 한가한 사람이었나?'
김수지는 마음속으로 그를 경멸했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대한 그와 거리를 두고, 말을 섞지 않으며, 그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현재 그녀가 지키는 원칙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온 순간부터 박민혁은 두 사람 사이에 전혀 대화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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