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7화
게다가 부소경은 이미 그녀를 한번 용서한 적 있었다. 자기 아내를 모욕했음에도 목숨을 거두는 대신 90잔의 벌주를 내리고 은퇴하게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왜 바보같이 이런 사달을 냈단 말인가?
신세희가 자신보다 아래에 위치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그녀를 잘근잘근 짓밟고 싶었다.사실 신세희는 세상만사에 무관심한 단순한 사람이었다. 신세희는 비천한 게 아니라 그저 남들과 겨루기 싫어하고 과시욕이 없었을 뿐이었다.
자신의 멍청했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순간이 다가왔다.
부소경은 에일리를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신세희를 끌어안고 그녀의 코를 슬쩍 막아주었다. 신세희가 에일리의 코를 찌르는 향수 냄새를 못 견뎌 한다는 걸 아직도 기억하는 것이었다. 하필 오늘 그녀가 뿌린 향수는 그 어느 때보다 진했다.
눈살을 찌푸린 신세희는 도저히 그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부소경의 얼굴을 향해 재채기했다.
“아이고.”
파티장으로 다시 돌아온 엄선우는 제법 귀여운 제 도련님의 모습에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사모님이 재채기를 해서 망정이지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결코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부소경은 제 부인의 재채기가 성수라도 되는 것처럼 손수건을 꺼내 닦아내는 것조차 아까워했다.
현장에는 모든 이들은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기만 했다.
각 언론사에서는 현장에 파견한 기자들에게 얼른 후속 기사를 내놓으라고 닦달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가십거리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누가 감히 기사를 쓸 수 있겠는가. 기사는 차치하고 이 자리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는지조차 미지수였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에일리에게 몰려들었다. 과연 부소경은 에일리를 어떻게 처단할 것인가? 그들은 조금 전 에일리가 어떤 식으로 신세희에게 욕설을 퍼부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건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하여 에일리는 자비를 구걸하지 않고 풀이 잔뜩 죽은 모습으로 신세희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만약 모든 게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해결된다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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