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0화
엄선희를 자신의 뒤에 숨긴 신세희가 처량한 미소를 지었다.
"마음이 풀릴 때까지 실컷 때려요. 누가 날 구하러 와도 절대 도망가지 않을 테니까요."
말을 마친 그녀는 눈을 감은 채 고분고분 세라에게 자기 뺨을 내주었다.
신세희의 말을 들은 사무실 사람들은 모두 한숨을 내쉬었다.
사무실 안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건 매우 정상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이 싸움이 누군가의 얼굴을 망가뜨릴 정도로 잔인하게 번지는 건 아무도 원하지 않았다.
대부분 사람은 더는 세라의 편을 들어 줄 수 없었다.
잔인한 장면을 차마 지켜볼 수 없었던 몇몇 사람들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세라의 악의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부풀어 올랐다. 입사하자마자 구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세희가 미웠다. 디자인의 문제점을 발견했음에도 알려주지 않았던 신세희가 미웠다. 2천만 원을 갈취하려던 신세희가 미웠다. 가장 증오스러운 건 부소경이 어느 시골구석에서 잡아 온 죄인 주제에 그녀의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 올라갔다는 사실이었다.
비록 얼굴을 망가뜨리는 건 잔인한 처사였지만, 신세희에게 해코지함으로써 구자현의 눈에 들어 상류층에 연줄이 닿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부잣집 도련님들을 입맛대로 고를 수도 있었고 남성의 권력자인 부소경의 눈에 들 수도 있었다. 또한 이건 부소경을 대신해 신세희를 응징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스스로 납득한 세라는 망설임 없이 신발 한 짝을 들어 올려 신세희의 뺨을 힘껏 내려쳤다.
"안돼..."
뒤에서 엄선희가 울부짖었다. 그러나 그녀의 손은 신세희에게 단단히 결박되어 있었다.
뺨에서 따끔거리는 고통이 엄습했다. 이내 그녀의 얼굴은 호빵처럼 잔뜩 부어올랐다. 한참이 지나자 귀가 먹먹해지며 소리도 잘 들리지 않게 되었고 입가에는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신발 밑창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사람들은 가슴을 졸이며 침묵하고 있었지만 구자현은 퍽 즐거운 눈치였다. 그녀는 마치 잔뜩 취해 인사불성이 된 사람처럼 끊임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어머, 신세희, 이게 대체 무슨 꼴이야?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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