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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임서아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알겠어요, 소경 오빠. 오빠 말대로 할게요.” 말을 끝낸 후, 그녀는 일부러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신세희의 가슴에 형언할 수 없는 처량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부소경이 임서아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임서아의 배속에는 그의 아이가 있었다. 이것은 세 식구의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애였고 다른 사람은 그들 사이에 조금도 끼어들 수 없었다. 부소경이 임서아를 무척이나 세심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신세희는 자기 자신이 웃음거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척이나 어이없는 웃음거리. 똑같이 임신한 예비 엄마인데 왜 내 운명은 임서아랑 이렇게 다른 걸까? 신세희는 턱을 치켜들더니 무척이나 교만한 얼굴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부소경씨가 이렇게 왔으니 그럼 이 자리를 빌어 제대로 말씀드릴게요. 일단 먼저, 전 부소경한테 꼬리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부소경씨가 먼저 절 찾아온 거예요. 제가 부소경씨 어머님이랑 사이가 좋았거든요. 부소경씨가 절 찾아오는 이유는 단지 어머님에게 마지막으로 위로해주길 바라서예요. 맞아요, 우린 계약까지 한 사이예요. 하지만 그건 그냥 하씨 아주머니를 속이기 위해서였어요. 하씨 아주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금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말할게요. 다들 제대로 들으세요! 나, 신세희는! 하씨 아주머니의 돈을 단 한 번도 탐낸 적이 없어요! 저랑 하씨 아주머니는 진정한 우정을 나눈 사이였어요. 피는 나누지 않았지만 가족 같은 사이였다고요. 하씨 아주머니는 절 딸처럼 대해주시고, 전 그런 아주머니를 엄마처럼 따랐어요!” “저랑 하씨 아주머니의 사이의 정은 부소경과 조금도 상관이 없어요! 내가 굶어 죽는다고 해도, 길거리에서 밥을 동냥하는 처지에 떨어진다고 해도 난 절대로 하씨 아주머니와의 감정을 팔아먹지 않을 거예요! 부소경씨, 알아들었어요?” “…” 부소경을 바라보는 신세희의 눈빛에는 경멸감이 가득했다. “부소경씨, 내가 전에 하씨 아주머니를 보살폈던 건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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