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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참으로 고고하기 짝이 없었다. 그에 비하면 임서아는 그야말로 사교계의 꽃 같은 존재였다. 부소경의 머릿속에 두 사람의 모습이 섞여 들기 시작했다. 비록 신세희는 여러 남자와 얽혀있었고 자신도 동기가 불순했노라 인정한 적 있었지만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시종일관 담담하고 고고한 이미지의 신세희였다. 특히 곽세건을 불구로 만들었을 때라든지, 팔로 조의찬 대신 칼을 막아주었을 때라든지... 이 모든 장면은 늘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임서아는 어떠한가. 그녀는 자신의 생명을 구하고 아이도 임신한 상태였다. 아무리 그녀가 싫더라도 자신은 반드시 책임져야 했다. 이날 오후, 부소경은 어머니 하숙민의 무덤 앞에서 몇 시간 동안이나 머물다가 밤이 되어서야 다시 돌아갔다. 다음날, 회사의 일을 처리하던 부소경에게 임서아가 전화를 걸었다. 여전히 치가 떨리는 애교 가득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오빠, 나 웨딩드레스를 고르고 싶은데... 혹시 오빠는 시간이 안 되는 거예요?" 목소리에는 애교뿐만 아니라 원망도 깃들어 있었다. 오늘 아침, 딱히 할 일이 없었던 임서아는 웨딩드레스숍에 전화를 걸어 신상 드레스가 있는지 문의했었다. 신상이 나오면 그녀에게 보여달라고 할 심산이었는데 글쎄 직원의 말로는 때마침 어제 오후에 신상이 도착해서 부소경에게 연락했더니 숍에서 알아서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임서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직원에게 노발대발했다 "가게 문 닫고 싶나 봐? 어떻게 웨딩드레스를 고르는 일을 내 약혼자에게 문의할 수가 있죠? 여자가 어떤 웨딩드레스를 좋아하는지 대체 남자가 어떻게 안다고 그래요! 당연히 내게 먼저 연락했어야죠!" "고객님,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직원은 부소경의 약혼녀에게 미움을 살까 두려웠다. "잘 들어요. 어제 도착한 신상들, 모두 내 앞에 가져와요. 이미 팔린 것, 예약된 것, 전부 다! 다른 여자들은 내가 선택한 나머지 중에서 골라야 할 거예요." 임서아는 바락바락 악을 썼다. "......" 정말 무리한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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