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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장 증거

성수지가 다음 날 정말 배성 그룹에 왔었다. 다만 무조건 내가 프로젝트를 책임져야 한다고 했고 안 그러면 협력하지 않겠다고 했다. 나는 회의를 열었고 바로 구연서를 데리고 회의실로 왔다. 우리 두 사람을 봐서야 성수지는 낯빛이 조금 좋아졌지만 또 바로 화를 냈다. "강하연, 그 여진아 말이야, 대체 해결할 수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너무 짜증 나, 그런 가식덩어리를 배지훈이 못 알아본다고? 걔 눈멀었어?" 나는 그제야 여진아가 성수지한테 잘 보이려 했다가 성수지한테 욕먹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여진아가 울면서 성수지를 탓할 줄 몰랐다. "배지훈 정신 나간 거 아니야? 내가 어떻게 그때 그런 새끼를 좋아한 거지? 나도 눈멀었나?" "아니다, 넌 왜 그때 걔를 좋아한 건데?" "그땐 확실히 훌륭했고 멋있었거든." 나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성수지는 내 말이 모두 진짜였기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때의 배지훈은 빛이 났고 활발했고 적극적이었기에 그가 있는 곳에는 항상 에너지가 돌았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나는 서류를 꺼냈다. "이번에 연서가 책임질 거야, 내가 디자인 도울 거고." 성수지가 뭐라 말하려고 했지만 구연서를 보더니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내가 해명했다. "수지야, 내가 빼는 게 아니야. 어제 밥 먹을 때 말하지 않은 게 있었는데, 사실 나랑 문현수가 협력한 프로젝트 데이트가 삭제돼서 큰 사고가 났어, 나 더는 여력이 없어." 게다가 나중에 내가 무조건 떠날 거기에 구연서가 확실하게 자리 잡게 해야 했다. 성수지도 더 난감하게 하지 않았고 우리는 아주 순조롭게 얘기 나눴고 결국 계약서에 사인했다. 그리고 나는 사무실로 돌아와 이번에 데이터가 삭제된 일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디자인팀의 많은 사람들의 컴퓨터가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데 사람을 불러 알아본 결과, 바이러스가 내 컴퓨터에서 전파되었고 네트워크를 타고 다른 사람들의 컴퓨터에 전해진 거였다. 내 컴퓨터에 중요한 파일이 제일 많았기에 손해도 컸다. 다른 서류는 그렇다고 쳐도, 태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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