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장 여기까지 해

사무실로 돌아오자 동료들은 모두 호기심에 찬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고 조민지가 걱정하며 걸어왔고 최대한 내 머리를 보지 않으려고 했다. "하연 언니, 괜찮아? 그 기자 너무 괘씸해." 나는 일부러 머리를 만졌다. "가발 진짜 같지 않아? 다음에 내가 양 갈래하고 올게, 완전 할리퀸 같아." 조민지는 나의 말에 웃었지만 또 날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하연 언니, 왜 머리 밀었어? 가발을 착용해도 다 민머리일 필요 없잖아?" 나는 아까 배지훈한테 했던 말을 또 했고 그제야 다들 깨달았다. 그날 정말 내 정수리 한 부분이 비어있는 걸 본 사람이 있었기에 다들 의심하지 않았다. 퇴근 시간이 되자 문현수가 날 데리러 왔다. 밖에서 미팅하고 온 구연서도 뛰어와 날 꽉 끌어안았다. "하연아, 너 너무 힘들었겠다. 그 기자 미친 거 아니야?" "내가 절대 가만 안 둬! 우리 그냥 신고할까? 너무 괘씸해!" 나는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속상해하지 말라고 했다. 왕우정이 확실히 미쳤다. 하지만 그녀의 배후에 있는 사람도 좋은 점을 많이 받았을 것이었다. 내가 오늘 그녀가 200만 원이 넘는 최신형 휴대폰을 하고 있는 걸 보고 가방이며 신발도 모두 브랜드인 걸 보았다. 내 생각이 맞다면 그것도 아마 우리 부부의 공동 재산일 것이었다. 배지훈도 오늘 일찍 퇴근한 것 같았고 급하게 쫓아왔다. "하연아, 오늘 집에 가자, 내가 오늘..." "됐어." 나는 더 말하고 싶지 않아 바로 차에 탔다. 성수지도 안에 있을 줄은 정말 몰랐고 그녀가 나한테 손을 흔들었다. 진실을 아는 사람들이 다 모여있어서 나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 비밀을 잘 지켜야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될 줄 정말 몰랐다. 그들은 뭘 먹을지 재잘거렸다. 아무도 내 병에 관해 말하지 않았기에 나는 그제야 마음이 좋아졌다. 레스토랑에 도착해서야 다들 조용해졌다. 성수지가 내 앞에 앉았고 날 빤히 쳐다보았다. "와, 예쁘면 다야? 민머리도 예쁘네, 강하연, 너 정말 너무해."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래도 머리가 있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