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2장 죽어

모청현이 나한테 남긴 경호원이 24시간 두 사람이 서로 번갈아 가면서 나를 지키고 있었기에 거의 매일 병원에서 자고만 있었다. 그는 또 남자 간병인을 구했고 거의 일이 없으면 나를 간호하러 왔다. 조수철은 오십 대였는데 퇴역 군인이었다. 나를 보살피는 거라고 했지만 사실 나를 보호하는 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당했다. 조수철이 나를 밀고 검사하러 갔는데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스무 살이 조금 넘어 보이는 여자애가 걸어왔다. "아저씨, 내과 주원병동이 여기 맞아요?" 조수철은 머리를 돌려 왼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서 내려가서, 그리고..." 그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여자애가 가방에서 작은 병을 꺼내 나한테 뿌리는 거였다. 조수철이 재빨리 내 휠체어를 끌고 연신 뒷걸음쳐서야 상대방의 공격을 피했다. 바닥에 있는 액체가 뭔지 몰랐지만 모두 뒤로 한 걸음 물러갔다. 여자애는 나를 표독하게 노려보았다. "당신 같은 내연녀는 죽어야 해! 왜 안 죽어?" "병원에 있는 것도 시비 걸려고 그런 거지? 아이도 죽이려고 한 거야?" "내가 하늘 대신 널 처단하러 왔다, 너 같은 악귀를 죽여버릴 거야!" 그녀가 또 달려들려고 했지만 옆에 있던 경호원들이 그녀를 막았다. 확실히 그녀를 본 적 없었기에 그녀가 왜 나한테 악의가 가득한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 중에서 원망에 찬 얼굴을 하고 있는 민여정을 보았다. 그녀는 단발을 깎았고 나를 음침한 눈빛으로 빤히 바라보았다. "아저씨, 우리 가요, 여긴 병원에서 신고하라고 하세요." 나는 더 있고 싶지 않았다. 눈까풀이 자꾸 뛰는 것 같았고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일단 가자, 걱정 마." 조수철은 경호원한테 당부하고는 나를 밀고 떠났다. 하지만 계단 쪽으로 가자 민여정이 갑자기 우리 길을 막았다. "강하연, 널 원망하는 게 나뿐이 아니야, 역시 천벌 받는가 봐." 그녀는 나를 세게 잡아당겼고 큰 소리로 외쳤다. "바로 이 사람이에요, 내 남자 친구 꼬시고, 우리 아이까지 죽일 뻔했어요!" "얘는 살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