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6장 날 모함할 거야

"임산부는 약을 조심해서 써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의사 선생님은 마이크를 벗으며 질타했다. "원래 태아가 안정적이지 않았어요, 나중에 컨디션이 좋아지지 않았더라면 아이 지우라고 했을 겁니다." "가족들도 조심해야 해요, 혈액 검사도 해야 해요, 결과 기다리세요." 민여정은 이미 깨어났는데 낯빛이 아주 안 좋았다. 나는 그녀가 연기하는 게 아니란 걸 알았고, 그녀가 약을 잘못 쓰지 않았을 거라는 것도 알았다. '민여정이 이 아이를 얼마나 원했는데, 아이를 빌미로 협박까지 했었는데, 아이를 포기할 리가 없잖아?' '날 모함하려고 해도, 어쩌면 빨리 사모님이 되고 싶다고 해도, 하루도 못 기다릴 정도는 아니잖아?' 배지훈이 도착하자 의사는 또 그한테 아까 했던 말을 다시 해주고는 마지막에 특별히 당부했다. "환자분이 너무 쉽게 흥분해요, 가족에서 많이 위로해 줘야 해요." "지금은 같이 있어 주는 게 중요해요, 일이 아무리 바빠도 와이프랑 아이보다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의사는 신신당부해서야 떠났고 민여정은 이미 눈시울을 붉혔다. "훈아, 아이를 잃을 뻔했어." 그녀가 손을 내밀자 배지훈은 나를 바라보더니 부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했잖아?" "이번에는 괜찮았지만,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아이가 너무 중요해서 그래, 더군다나 배씨 가문 후계자를 임신했잖아?" 큰어머니의 비꼬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머리도 돌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정말 오지 말아야 할 타이밍에 구경하러 온 거였다. 그냥 온 것뿐만 아니라 건강식품도 많이 가져왔다. "여정아, 몸보신 잘해야 해, 너 몸이 너무 허해." "제비집이랑 전복, 모두 너한테 주려고 가져왔어, 그리고 이 국도 말이야." "날 믿어, 꼭 매일 먹어야 해, 그래야 아이가 건강하고 저항력이 강해지는 거야." 큰어머니는 자상한 어른행세를 하며 민여정을 걱정했다. 민여정도 아주 익숙해졌는지 그녀가 주는 걸 그대로 다 받았다. 나는 갑자기 의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