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5장 피를 흘리다

배윤성은 나를 보며 미소를 짓고는 휴대폰을 꺼내 어르신한테 건넸다. "하연 누나가 회사를 들어갈 때 시간이랑, 누나가 엘리베이터에 있는 영상이랑, 누나가 회사 복도랑 회사에서 떠날 때 영상이에요." "기껏해야 5분이었어요, 다른 곳에 가지도 않았고 휴대폰도 꺼내지 않았어요, 절대 누나 아니에요." "게다가 기술팀한테 물어봤는데, 이 시간에 자료가 유출된 게 아니래요." 배윤성이 나를 위해 증거를 많이 준비했었다. 어찌 됐든 무조건 내가 하지 않았다는 거였다. 어르신은 증거가 없었으니 원래 나를 추궁하려 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은 나랑 상관없다는 증거까지 생겼으니 그는 그저 머쓱해서 웃었다. "그래? 내가 알아보지 않았다고 생각한 거야?" "내가 늙어서 이런 걸 잘 몰라, 하지만 어떤 데이터들은 꼭 휴대폰이나 컴퓨터가 없어도 되잖아? 게다가 시간도 정할 수 있지 않나?" "할아버지, 하연 누나 믿어야 해요." 배윤성은 또 증거를 꺼내면서 증명하려 했지만 어르신은 완전히 달랐다. 나는 배윤성이 이렇게 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계속 배성 그룹에서 일해야 했기에 이렇게 하는 건 자기 사장님한테 밉보이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배윤성은 정말 자기 이름대로 정말 성실했다. "할아버지, 이 일은 하연 누나 명예와 관련된 일이에요, 잘 조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누나가 작은형이랑 그렇게 오래 사랑했는데, 절대 이런 일 하지 않을 겁니다." 배지훈의 얘기가 나오자 민여정은 부자연스러웠다. 그녀는 비꼬며 말했다. "윤성아, 너 전에 강하연이랑 아는 사이었어? 왜 이렇게 도와주는 건데?" "며칠 전에 CCTV 조사하겠다고 했을 때도, 네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영상이 모두 날아가지 않았었나?" "그때 영상은 못 찾더니, 지금 영상은 찾을 수 있는 거야? 너 정말 대단하네." 그녀의 말은 너무 명확했다. 배윤성이 그동안 확실히 계속 나를 도와줬었기에 민여정이 불쾌해진 거였다. 배윤성은 하는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선배, 대체 왜 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