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장 인센티브 달라고

여진아는 울면서 뛰어나갔고 모두 놀랍다는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다. 나는 구경하는 사람들을 보며 웃었다. "당신들은 뒤봐주는 사람이 없는데, 이렇게 농땡이 부려도 돼요?" 나는 그들이 계속 만만하던 내가 드디어 반격해서 놀랐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정말 일부러 여진아한테 그런 게 아니었다. 여진아가 내 앞에서 알짱거리지 않았다면, 나도 그녀와 무사히 보내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디자인팀으로 돌아왔을 때, 모두 나를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회사가 보기에는 크지만 각종 가십 단톡방들이 아주 많았다. 역시나, 카톡을 켜니 바로 사람들이 조금 전 일에 대해 수군대는 걸 보았다. [강하연 씨 요즘 뭐에 씐 거 아니에요? 요즘 무서울 정도로 살이 빠졌던데, 정말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에요?] [더는 참기 싫어서 그런 걸 수도 있지 않을까요? 3년이나 바람피웠는데 누구라도 미치지 않겠어요?] [아까 여진아가 울면서 대표 사무실에 들어갔어요, 강하연 씨가 혼난다에 2만 원 걸게요!] [전 강하연 씨가 무사한다에 4천 원 걸게요.] 단톡방에는 정말 사람들이 내기를 걸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배지훈이 무조건 자기 애인 편을 들 거라고 했다. '다들 배지훈 제대로 봤네.' 이렇게 오랫동안 그가 날 보호하는 것 같았지만, 내가 애인이랑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나부터 혼냈다. 하지만 나는 혼나지 않았고 모든 게 무사하게 지나가는 듯했다. 거의 퇴근할 때에, 조민지가 서류를 가득 들고 억울하게 내 앞에 왔다. "하연 언니, 비서실에서 대표님이 바쁘다고 못 만나게 했어, 이 서류들 사인 못 받았어." "조금 전에 거래처에서 전화 왔는데, 돈이 입금 안 됐다고, 가격을 올리겠다는데, 어떡해?" 서류를 건네받고 난 미간을 찌푸렸다. "왜 이렇게 많이 프린트했어?" "여 비서가 격식이 틀렸다고, 글씨체가 틀렸다면서 계속 우리한테 고치라고 했어." "겨우 고쳤더니, 우리한테 사인 못한다고 했어, 이제 어떡해?" 조민지는 눈물을 흘릴 것 같았고 나는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