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그리고 경민이와 경백이까지, 두 사람이 날 설득하지 못했다고 지방으로 보내 희망 초등학교를 짓게 만들고. 그리고 너 최근 2년 동안 친정에서 언제 한번 내 체면 살려준 적 있어?”
이 밖에도 크고 작은 일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전부 따질 힘이 없었다. 그리고 고남연도 지나간 일을 언급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사사건건 시비를 틀고 꼬투리를 잡은 건 윤북진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아까 분명 기분 좋게 그와 얘기하고 있었고 윤북진의 태도가 별로였어도 참았다. 그런데도 윤북진이 기어코 싸움을 걸고 그녀의 집안까지 들먹이며 협박한 것이다.
아무리 잘 참아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윤북진이 어두운 얼굴로 뭐라고 하려던 그때 고남연이 다시 말했다.
“너 오전에도 사람들 앞에서는 약속하고 돌아서자마자 말이 달라졌잖아. 너 정말 내가 자존심도 없는 사람인 것 같아?”
고남연은 아까보다 조금 침착해진 채로 계속 말했다.
“윤북진.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널 언제까지나 봐줄 마음 없어. 그러니까 너도 전에 사주 본 걸 너무 믿지 마. 내가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어떻게 확신해?”
고남연은 애써 감정을 누르며 그 두 글자는 말하지 않았다.
이 와중에도 이성을 유지하고 있는 건 전에 들었던 그 말이 때문일 뿐만 아니라 또 두 사람 사이의 감정도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어릴 때 엄마가 그랬었다. 그녀가 태어나자마자 본 게 바로 윤북진이었다고.
그러니 그녀도 오랜 시간 쌓아온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고남연의 말을 듣는 윤북진의 표정은 말이 아니었다.
고남연을 안 지 23년이 되었으니, 그도 고남연의 성격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웬만해선 다른 사람과 다투지도, 쓸데없는 말을 하지도 않았다.
누군가가 정말로 기분을 상하게 했을 땐 그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오늘은 최근 몇 개월간 두 번째로 그와 싸운 것이다. 게다가 두 번 다 심주영 때문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흐르던 그때 고남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서경백의 전화였다.
고남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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