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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

“고남신구 프로젝트가 싫은가 보네.” 윤북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고남연은 조수석 문을 열고 활짝 웃으며 들어와 앉았다. “비즈니스는 괜찮지.” 윤북진은 여전히 싫은 표정이었다. ‘젠장, 너무 현실적이잖아. 항상 실제로 필요한 것만 원하고.’ 시동이 걸리자 고남연은 흠모의 눈빛으로 윤북진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고남연을 힐끗 쳐다본 순간 윤북진은 그 눈빛에 온몸이 오싹했다. ‘모르는 사람은 고남연이 얼마나 애틋하게 날 사랑하는 줄 알겠네.’ 그는 오른손으로 옷깃을 잡아당기며 무뚝뚝하게 말했다. “내 전화를 끊은 것도 부족해 휴대폰을 꺼놓기까지 하는 걸 보니 다른 사람 찾았나 보네? 확실히 아이는 낳을 수 있대?” 고남연의 웃던 얼굴이 굳어졌다. ‘또 윤경민의 짓이네. 기차를 타고 도망쳐 온 주제에 아직도 그 버릇 못 고쳤어.’ 고남연은 윤북진을 한참 보다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신경 쓰이나 보지?” 웃는 고남연을 보면서 안색이 흐려진 윤북진은 말머리를 돌렸다. “어젯밤에는 어디 갔댔어?” 고남연은 똑바로 앉아 앞만 내다보았다. “기분 안 좋아서 남강에 갔었어.” 기분이 안 좋았다는 말에 윤북진은 입을 다물었다. 윤북진의 안색을 살피는데 이골이 난 고남연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 윤북진이 말이 없자 고남연은 이어서 말했다.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윤북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고남연이 또 말했다. “정말 미안하면 고신남구 프로젝트에 나도 끼워줘!” 윤북진이 두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담담하게 말했다. “꿈 깨.” “지금까지 날 갖고 논 거네?” 당하고만 있을 고남연이 아니었다. 그녀는 옆에 있는 생수병을 들고 침묵을 지키는 윤북진을 내리쳤다. 20분이 지나서 두 사람은 집에 도착했다. 함께 저녁을 먹은 후 고남연은 씻고 나와 컴퓨터 앞에 마주 앉았다. 고신남구 프로젝트를 맡으려면 서둘러 방법을 연구해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북진이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욕실에서 나왔다. 고남연이 검은 테 안경을 걸고 일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워진 그는 고남연의 뒤로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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