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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

고남연은 주로 이혼 사건과 유산 상속, 그리고 작은 사건들을 도맡았지만 이런 사건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어쨌든 일반인들은 이혼할 때 대부분 법적 절차를 거의 밟지 않으니까. 그래서 1년여 동안 그녀는 많은 인맥을 쌓았다. “남연아. 넌 정말 똑똑하고 독특해. 다른 사람들은 집 매물을 알아본다던데, 너는 집을 사려고 기획국까지 찾아온 거야?” “국장님께서 추천해준 곳이라면 반드시 한 채 정도는 사야하지 않겠어요?” 그러자 중년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일단 사무실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좋은 매물이 있는지 보여 줄게.” “네, 국장님 감사합니다.” 고남연은 소 국장을 도와 작은 분쟁 사건을 처리했었다. 상대방에게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화해하라고 권했기 때문에,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지지 않았었다. 때문에 소 국장은 그녀의 업무 스타일과 총명함을 매우 좋아했다. 30분여 후, 고남연이 소 국장의 사무실에서 나왔을 때, 그녀는 조금 전의 대화에서 몇 가지 정보를 정리했다. “고남연 씨.” 그렇게 고남연이 콧노래를 부르며 기획국을 떠나려 할 때,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고남연은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의 정체를 확인했다. 순간 그녀는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허명진 씨? 당신도 볼일을 보러 온 건가요?” 허명진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뒤 웃으면서 대답했다. “이제 이혼 사건은 더 이상 맡지 않고 아버지 회사를 도울 생각인가요?” “다 대진 그룹 덕분입니다. 업종을 바꿀 정도라니까요?” 고남연은 그의 말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허명진은 앞으로 두어 걸음 나아가 허리를 살짝 굽히고는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혼자서 우리 허씨 가문에 가서 진주를 때리다니, 아주 대단한데요?” 빳빳한 수제 양복에 스트라이프 넥타이, 길고 마른 몸매는 아주 우아하고 훤칠해 보였다. 허명진은 딱 전형적인 잘생긴 도련님 스타일로 마치 따뜻한 물 한 잔과 같았는데 웃으면 그 미소가 아주 예뻤다. 고남연은 몸을 돌려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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