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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장

테이블 앞, 윤북진은 강정숙이 준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약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물었다. “이게 뭐야?” 고남연은 윤북진이 테이블 위에 던져놓은 약을 한 번 쳐다보았다. “네가 모르는 거면 나도 몰라.” 할 말이 있으면 바로 할 것이지, 그녀는 이렇게 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을 제일 못마땅해했다. 고남연은 모르는 척하고, 윤북진은 하하 웃었다. “아침에 준 아침밥도 버렸어?” 윤북진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덤덤하게 물었다. 고남연을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뭐야? 그때 가지 않고 다 봤던 거야?’ 윤북진은 그녀에게 꼬치꼬치 캐물었다. 고남연도 굳이 모르는 척하지 않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화장대로 다가가 머리핀을 집어 들고 머리를 묶기 시작했다. “윤북진. 요 몇 년 동안 난 꽤 괜찮게 잘 지냈어. 너의 그런 갑작스러운 관심도 필요 없고 네가 갑자기 나에게 잘해주는 것도 필요 없어.” 만약 잘살고 싶었다면 그녀는 일찍 다른 것을 하러 떠났을 것이다. 게다가 윤북진은 과거의 감정과 여지수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었다. 그 때문에 만약 여지수에게서 다음에도 또 전화가 온다면 그는 여전히 도망갈 것이었다. 고남연은 예전에 아이를 낳기만 하면, 윤북진이 밖에서 어떻게 놀든 자신은 그를 전혀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고남연에게 그럴 자격이 없다고 하면서 그녀의 이 정도의 소박한 소원도 만족시키지 않았었다. 그 때문에 그녀도 더 이상 노력하지 않기로 했다. 사람의 감정이란 유동적인 것이다. 고남연은 영원히 2년 전의 고남연이 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를 좋아했던 고남연으로 남아있을 수도 없었다. 인생은 이렇게 긴데, 그 어떤 일도 확실히 말할 수 없었다. 고남연이 갑자기 진지해지자, 윤북진도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한참 동안 그녀를 쳐다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난번 출장 일은 내가 너를 오해했었어.” “그만. 이제 설명할 필요 없어. 게다가 너무 일찍 결론을 내리지 마. 만에 하나 나랑 심주영이 정말 앞으로 뭔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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