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하예린은 목이 메도록 울면서 나를 붙잡고 헤어지지 않겠다며, 나와 함께 출국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를 이길 수 없어서, 결국 동의했다.
그녀는 나를 안으며 잃었던 것을 되찾은 듯한 기쁨에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와의 마지막 포옹을 받아들였다.
어느 날 아침, 나는 조심스럽게 짐을 다 챙기고, 마지막으로 문을 열고 하예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아직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나는 낮은 목소리로 ‘안녕’이라고 작별 인사를 하고, 이 집을 마지막으로 둘러보았다. 별일 없으면, 아마도 이게 마지막일 것이다.
이번 출국하면서 현지에 정착할 생각이었다.
나는 혼자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의자에 앉아 탑승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휴대폰에서 끊임없이 메시지가 왔다. 하예린의 메시지였다.
[너 어디야? 어디로 간 거야?]
[왜 내 연락에 답이 없어?]
마지막 메시지는 이러했다.
[나 공항에 왔어. 너 어디야? 널 만나고 싶어.]
나는 메시지를 보며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는 아무런 답장도 하지 않고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하예린을 마지막으로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쨌든 그녀는 내가 한때 깊이 사랑했던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메시지 알림 소리가 계속 울렸지만, 나는 무시했다.
나는 한숨을 쉬고 탑승구로 향했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임진우! 넌 아직 나를 데려가지 않았잖아!”
하예린의 목소리는 히스테릭하게 터져 나왔고, 마치 온 힘을 다해 외치는 것 같았다.
내 등은 잠시 굳었지만, 나는 뒤돌아보지 않고 탑승구로 들어섰다.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았다.
하예린이 말했다.
[임진우, 너 나를 속였어.]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마지막으로 답장했다.
[너도 나를 그렇게 많이 속였잖아. 이번에는 내 차례야.]
예전에, 하예린은 수없이 나를 속였다. 그냥 평범한 친구 모임일 뿐이고, 조민준은 없다고 했지만, 번번이 내가 알아차렸다.
속았을 때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기억난다. 이번에는 하예린도 같은 아픔을 느낄까?
해외에 도착하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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