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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장

송유진이 요양원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완전히 어두워진 뒤였다. 언제부터인지 밖에는 가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오늘 급하게 나오느라 얇은 옷차림인 그녀는 괜히 더 처연해 보였다. 온종일 정신이 몽롱했던 탓인지 안색과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았다. 원래는 어머니가 20여 년 함께 산 정을 봐서라도 아버지를 잘 돌볼 줄 알았다. 제대로 된 치료 환경은 아니어도 인간적인 신경은 써 줄 거라 믿었는데, 막상 와 보니 아버지는 낡은 침대에 홀로 누워 있었고 병실 안은 썩은 냄새로 가득했다. 분노한 송유진이 관리자에게 따져 물은 뒤에야 어머니가 돈 한 푼 쓰기도 아까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모진 마음에 있는 걸 돈 핑계를 댔던 것이다. 지난번 집에 들렀을 때 봤던 그녀가 아들을 위해 사들인 물건 값만 해도 아버지의 1년 요양비를 충분히 댈 수 있었다. 송유진은 깊게 숨을 내쉬고는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저녁 일곱 시가 넘어 있었다. 요양원 옆으로는 작은 공원이 있고 길가에는 각종 길거리 음식 노점들이 죽 늘어서 있었다. 송유진은 그중 한 볶음밥 가게에서 자리에 앉아 한 그릇을 주문했다. 볶음밥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누군가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서 시선이 딱 마주친 순간 그녀는 담담하게 눈길을 거둬 버렸다. 한재혁은 고개를 살짝 숙이고 송유진을 내려다봤다. 그녀의 하얀 피부는 추위에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그는 그녀가 입은 얇은 캐시미어 코트를 훑어보았다. 안에는 겨우 터틀넥 스웨터 한 장뿐이었다. ‘이렇게 얇게 입고 다니니 춥지.’ 그는 목에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풀어 그대로 송유진의 목에 둘렀다. 바로 다음 순간 특유의 시원한 박하 향이 송유진의 코끝을 스쳤다. “이거... 재혁 씨 목도리잖아요.” 송유진이 목도리를 빼려 하자 한재혁이 가볍게 막았다. “그냥 두르고 있어. 너 춥잖아.” 그러면서 그 역시 자리에 앉아 송유진과 마주 보았다. 송유진도 더는 사양하지 않았다. 사실 꽤 춥기도 했으니까. “재혁 씨 친구분은 어떻게 됐어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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