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7장 외전 8: 소윤정와 신강우의 이야기
소윤정은 ‘소윤정’에서 ‘강소현’으로 돌아온 후 자신은 더 이상 진수시에 있는 그 남자와 아무런 연관도 없으리라 생각했다.
물론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기도 했고 말이다.
그녀는 그 남자 때문에 집도 나오고 이름도 바꾸고 결혼도 포기하며 여자친구라는 타이틀도 없이 그의 옆에 있으며 흔히 말하는 ‘몸을 팔았다’라는 말도 들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그가 비슷한 집안의 여자와 결혼 얘기가 오가는 것까지 지켜보았다.
소윤정은 자기 스스로를 남부러울 것 없는 부잣집 딸에서 미천한 세컨드로 타락시켰다.
그리고 그 남자는 그녀의 맹목적인 사랑을 알고 있으면서도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온기를 나눠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되어버린 건 그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결과 없는 감정에 모든 걸 걸어버린 그녀의 책임이었다.
다행히 그 뒤로 그녀는 빨리 깨우쳤고 다시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왔다.
소윤정이 돌아온 후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에게 바로 소개팅 자리를 잡아주었다.
만약 소개팅이 잘 되고 혼인으로까지 무사히 이어지게 되면 두 가문은 서로 큰 이득을 보게 된다.
소윤정은 부모님의 말씀에 순순히 따랐다.
이미 신강우의 일로 부모님에게 상처를 줬으니 이렇게 해서라도 만회하고 싶었다.
게다가 상대도 여러모로 준수한 남자였다.
집안끼리 수준이 맞는 건 물론이고 잘생긴 얼굴에 그녀와 나이도 비슷했으며 해외에서 유학까지 하고 돌아온 능력 있는 남자였다.
또한 실제로 며칠 만나보니 인성까지 훌륭한 사람이었으며 제일 중요하게는 남자 쪽에서 그녀에게 첫눈에 반했다며 열정적으로 대시했다.
소윤정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에 이미 이골이 나 있어 이제는 사랑받는 기분을 느껴보고 싶었다.
3개월 정도 만남을 이어갔는데 뭐든 다 좋았지만 설레는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성인의 연애라는 건 화려한 불꽃보다는 은은한 촛불 같은 느낌이고 세상의 대부분 사람은 보통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맞는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
조건으로 따지고 볼 때 소윤정과 소개팅남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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