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8장 그들의 학창시절 외전:사랑하게 됐어요
임정우는 정소라의 말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냉정하다 못해 싸늘한 얼굴로 정소라를 추궁했다.
고작 이강석을 본 것으로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지. 이씨 집안에는 총 세 명의 딸이 있는데 어떻게 그중에서 딱 이서아가 딸이라고 확신하는지.
게다가 애초부터 이씨 집안은 부유한 집안이 아니었기에 양자를 키울 능력이 안 돼 어쩌면 진작 다른 곳에 보내버렸을지도 모른다.
또한 정소라는 근 몇 년간 계속 집안에서만 생활했고 이씨 집안이 이사한 것도 이제야 알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확실할 수 있단 말인가.
임정우의 반박에 정소라는 담담한 얼굴로 딱 한 마디만 내뱉었다.
“믿기지 않으면 네가 직접 유전자 검사해 봐.”
“...”
백 퍼센트의 확신이 없었으면 절대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임정우의 눈가는 어느새 빨갛게 변해있었다.
머리가 혼란스럽지 않을 리가 없었다. 마음에 파도가 일지 않을 리가 없었다.
정소라는 이 진실이 임정우에게 얼마나 잔혹하게 들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네가 처음부터 네 마음을 헷갈렸을지도 몰라. 애초부터 남녀 간의 감정이 아니었던 거지. 가족애가 너를 착각하게 만든 걸 수도 있어. 솔직히 네 성격에 누군가를 그렇게까지 좋아한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됐어. 너 지금까지 너 좋다고 하는 애들이 그렇게나 많았는데 그 애들한테는 단 한 번도 눈길을 준 적이 없잖아. 그런데 고작 그 몇 개월이라는 시간에 서아를 좋아하게 됐다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정소라가 그를 타일렀다.
“그러니까 네가 착각하고 있는 거야. 너는 그냥 운명의 장난에 놀아난 것뿐이야. 휴, 너희들이 아직 어려서 더 깊은 관계까지 가지 않은 건 참 다행...”
“더 깊은 관계요?”
임정우가 그녀의 말을 잘라버렸다.
“아직 어려서, 아직 잠자리까지는 하지 않아서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정소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우야, 이렇게 된 게 너희 잘못은 아니야. 하지만...”
“늦었어요. 나 이서아 좋아해요. 아니, 사랑해요. 사랑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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