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실종
맞은편에서 남자 두 명이 걸어오더니 이서아의 미모에 반해 그녀의 앞에 앉아서 말을 걸었다.
이서아가 고개를 들지 않자 남자는 손으로 그녀의 턱을 쳐들었다.
한수호는 차가운 눈빛으로 두 남자의 얼굴을 머릿속에 기억했다.
이서아의 얼굴을 확인한 다른 남자는 그녀가 한수호의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하고는 얼른 일행을 끌고 자리를 떠났다. 한수호의 화를 살 수는 없었다.
이서아는 바닥에 떨어진 머리핀을 집어 들고 비틀대며 갑판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상태는 마치 갓 태어난 어린 양처럼 누구라도 공격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한수호는 그녀가 이렇게나 연약할 수 있다는 것을 전에는 몰랐다.
이서아는 갑자기 감시 카메라의 사각지대로 향했는데 매니저가 아무리 감시 카메라의 다양한 각도를 돌려 보아도 그녀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한수호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서아는 어디 있어?”
“대표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매니저가 급히 화면을 바꿔가며 보았지만 어디에도 그녀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이서아는 감시 카메라의 사각지대에 간 뒤 그대로 실종이 된 것이다.
그때 이서아를 찾으러 갔던 경비로부터 정보가 왔다. 그들이 3층으로 향했지만 이서아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매니저는 침을 꿀꺽 삼켰다. 한수호의 여자가 그들의 부주의로 인해 무슨 일이라도 당한다면 그 후과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
그는 경비들을 더욱 추가하여 모든 곳을 샅샅이 뒤졌으며 모든 사람들을 붙잡고 이서아의 행방을 물었다. 특히 3층에 갔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더욱 자세하게 심문했다.
한창 바삐 움직이고 있을 때 감시 카메라에서 풍덩하는 소리가 났다. 마치 육중한 것이 물에 빠지는 소리였다.
매니저가 흠칫하더니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한수호가 마우스로 영상을 뒤로 돌렸다.
그 소리는 이서아가 사라진 방향에서 들린 것이었다.
“...”
감시실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든지 이서아가 바닷물에 빠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표님, 이건...”
매니저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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