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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장 엔딩 14

파티장에 울리는 음악 소리는 멈춘 적이 없었다. 악단이 연주한 <신들의 절규>가 들려왔다. 깔끔하면서도 잔잔한 노래가 달빛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마힌나강처럼 감미로웠다. 마치 정소라와 들려주는 이야기 같았다. 정소라가 숨을 가다듬더니 말했다. “고준석에게 잘못이 있냐고요? 있습니다. 벌을 받아야 하나요? 받아야 합니다. 재판을 받아야 할까요? 받아야죠.” “하지만 사형까지 받아야 하는 죄일까요? 저는 법률이 공정성을 믿습니다. 뒤에서 국민의 분노를 선동하고 사법 기관을 윽박지르는 사람만 없었다면 사형을 받지는 않았겠죠.” 정소라가 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 혼돈의 시대, 법과 제도가 완전하지 않은 시대에 죄를 저지른 사람은 고준석뿐만이 아니라는 말은 미처 내뱉지 못했다. 그러니 억울하다고 할 수도, 억울하지 않다고 할 수도 없었다. 일이 터지기 전 아무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없었지만 일이 터지고 나니 바로 규칙이 생겨났다. 법률의 소급력에 관한 문제도 일이 터진 뒤에 제기되고 시행한 것이었기에 관련 부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했다. 4대 가문의 핍박만 없었다면 고준석도 그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사건이 4대 가문의 언론 플레이에 극단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고준석은 신속하게 재판을 받았다. “왜 그 사람들은 꼭 고준석을 죽어야만 했을까요? 고준석이 일궈놓은 산업과 고준석이 개척한 시장을 탐냈으니까요. 고준석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면 언젠가 그들의 악행을 드러낼 테고 그러면 다 같이 죽는 길밖에 없을 테니까요.” “빈말이 아닙니다. 증거가 있어요.” 정소라가 카메라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마치 카메라 뒤로 이 장면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과 눈을 마주치려는 것처럼 말이다. 정소라가 서류봉투를 하나 꺼냈다. 딱 봐도 두꺼운 게 안에 서류가 잔뜩 들어있는 것 같았다. “유지환, 오상태, 신주열, 한웅.” 정소라가 네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이게 그들이 한평생 찾아다니던 고씨 가문 장부입니다.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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