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장 난 모르겠다
이때 호스트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수호야!”
한수호는 미소를 지으며 이서아에게 속삭였다.
“이따가 춤추기 시작하면 왼쪽으로 걸어가. 내가 잡아줄게.”
‘왜 왼쪽으로 가라는 거지?’
이서아가 어리둥절해하며 질문하려던 그때 중년 남성이 그들 앞으로 다가왔다.
“아저씨.”
한수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거의 예순에 가까운 나이인 남자는 상냥하고 친절한 모습으로 말했다.
“너도 참 대단하다. 다들 즐겁게 놀면서 돈 벌려고 여기까지 온 건데 그걸 내쫓아? 겁을 줘도 정도가 있어야지.”
탓하는 말 같지만 실제로 그의 말투에는 장난기가 섞여 있었고 한수호를 매우 아낀다는 게 느껴졌다.
한수호도 그에게 매우 친절했다. 심지어 이서아는 그가 어른을 이렇게 공손하게 대하는 걸 처음 봤다. 한웅을 포함해서 말이다.
“아저씨 지금 절 탓하시는 거예요? 전 아저씨를 대신해서 자질구레한 쓰레기들을 제거한 것뿐이에요. 괜히 그런 것 때문에 크루즈가 더러워지면 안 되잖아요.”
“맞는 말이야.”
임승환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런 외부인 때문에 널 탓하겠니? 팔은 안으로 굽는 법. 넌 내 아들이나 다름없어.”
이서아는 생각에 잠겼다.
‘아들이라니? 사위인가? 아니면 의붓아들?’
한수호와 수년 동안 함께 지냈는데 그가 이토록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가족이 있을 줄은 아예 몰랐다.
한수호는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정우 씨는 돌아왔나요?”
임정우!
이서아는 예기치 않게 이름을 듣고선 무의식적으로 한수호를 바라봤다.
그의 무뚝뚝한 얼굴로 임승환한테만 집중했을 뿐 그녀에게 전혀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이서아는 그제야 임씨 가문에서 주최한 파티라는 걸 깨달았다.
“걔가 자신만의 의견이 확고한 애라는 걸 너도 잘 알잖니. 가끔은 아버지인 나도 정우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른다니까? 이번에도 오라고 여러 번 얘기했는데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 휴, 배에 탔는지조차도 난 모르겠다.”
임승환은 한숨을 내쉬었다.
“승환이가 엄마랑 가까워질수록 너무 걱정돼. 이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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