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장 순한 양
한수호는 표정이 싸늘하게 돌변했다.
“언제?”
이서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어젯밤이요.”
어젯밤 이서아는 ‘성폭행’을 당했다.
그러나 그 상대가 진병욱이 맞는지는 한수호가 잘 알고 있다.
그는 김은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도대체 뭘 본 거지?”
“저.... 그게...”
김은정은 그제야 이서아가 장난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서아 씨, 무슨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제가 헛소리를 하다뇨? 은정 씨가 다른 사람들한테 제가 진 대표님이랑 같이 잤다면서 말하고 다녔잖아요. 솔직히 전 아무 기억이 없는데 다들 그 얘기를 믿고 있고, 은정 씨도 직접 본 사람처럼 너무 생생하게 말해서 무조건 사실이라고 생각했어요.”
김은정은 이서아가 이렇게 일을 처리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런 유언비어는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닿기만 해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기에 설령 당사자가 직접 해명한들 믿지 않은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김은정은 이서아의 명성을 망치고 싶었다. 심지어 이서아가 그녀를 찾아오면 어떻게 대처할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두었는데 경찰에 신고할 줄은 전혀 몰랐다.
이서아가 진병욱과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다고 해명해야 하는 상황에서 김은정이 그걸 증명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애초에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이걸 어떻게 증명한다는 말인가?
경찰을 움직였다는 건 더 이상 흔한 가십거리 대상이 아니라는 걸 의미했다.
그 시각 이서아의 눈빛은 한수호와 매우 흡사했다. 차갑고 무자비했으며 동정심이 느껴지지 않는 눈으로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김은정을 바라봤다.
“저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있는 다른 직원들도 들었어요. 방금 전에 증거 있다고 직접 얘기하셨으니까 반드시 경찰에게 넘겨줘야 해요. 진 대표님이 어떤 약을 저한테 어떻게 탔는지, 그걸 제가 어떻게 먹게 됐는지, 어느 호텔로 끌려갔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얘기해줘요.”
김은정에게 증거 따위가 있을 리가.
김은정은 어쩌면 한수호가 도와줄 수도 있다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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