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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장 마지막 한주

이서아가 침대맡으로 다가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옆에서 수액 맞는 거 보고 있으라고 하면 남을게요.” 한수호가 핸드폰으로 타자해 보여줬다. [켕기긴 하나 봐?] 켕긴다고 해도 좋고 그의 보복이 두렵다고 해도 좋다. 어차피 하룻밤을 이 병실에서 보낸다고 해서 어디가 덧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전에 생리통으로 쓰러졌을 때 병원에서 하룻밤 지켜준 걸 갚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서아가 의자를 가져와 앉았다. “늦었어요. 대표님 얼른 쉬세요.” 한수호는 지금 목이 아파 미칠 지경이었고 침을 삼키는 것도 힘든데 잠이 올 리가 없었다. [오늘 SU 캐피탈 사람 만난 거지?] ‘레스토랑에서 봤나?’ 이서아는 심장이 철렁했다. 한수호가 몸을 침대에 기댔다. 새벽이라 입원 병동은 고요했다. 임시로 온 거라 미리 준비할 틈이 없어 다른 사람과 병실을 같이 쓰는 수밖에 없었다. 다른 환자를 배려하기 위해 병실의 큰 조명은 꺼둔 상태였고 어두운 불 하나만 켜놓고 있었다. 어둠에 가려진 한수호의 얼굴은 침착하면서도 차가웠다. [용산을 떠나고 싶은 거야?] “...” 글자는 죽었기에 아무런 감정이 없어야 마땅했지만 이서아는 그 글자 하나하나에서 한수호의 차갑고 매혹적인 말투가 떠올랐다. 이에 이서아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눈까풀이 뛰어 불안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 “친구예요.” 한수호가 웃었다. 그러더니 기다란 손가락으로 타자했다. [다리를 다쳐서 출근은 못 하는데 경찰서, 클럽, 파티는 갈 수 있고 친구는 만날 수 있다? 이 비서 다리는 너무 가려서 아픈 거 아닌가?] 이서아가 한수호의 눈빛을 피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수호가 그런 이서아를 힐끔 보더니 핸드폰을 내려놓고 누웠다. 눈을 감긴 했지만 목이 아파서 그런지 자꾸만 미간을 찌푸렸다. 이서아는 화면 밝기를 낮추고 인터넷으로 법 조항을 검색했다. 찾아보고 나서야 긴장했던 신경이 살짝 풀리는 것 같았다. 사실 이서아는 한수호가 어떤 태도인지 잘 가늠할 수 없었다. 사직서를 올리고 지금까지 한수호는 동의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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