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의지

이서아가 말했다. “대단하진 않죠. 하지만 이 도리는 대표님들이 다 아실 거라 믿어요. 두 회사가 협력한다는 건 서로 이득이 되니까 협력하겠죠. 하지만 상황이 안 좋아져서 틀어지면 하나네 회사도 손해를 보겠지만 대표님들한테도 안 좋은 거 아닌가요?” 일리가 있었다. 협력한다는 건 서로 이익을 얻기 위해서지 누가 더 특별하게 유리한 건 없었다. 하지만 남자들은 항상 계약을 핑계로 여자를 괴롭혔다. 옆에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이서아를 훑어보며 말했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혹시 한 대표의 비서야?” 다른 한 사람의 표정이 살짝 흔들렸다. “어느 한 대표?” “당연히 스타 그룹 한 대표지.” 그 순간 이서아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사뭇 달라졌다. 아무튼 조금 전처럼 무례하게 굴진 않았다. 리더로 보이는 대표는 더는 김하나와 이서아를 괴롭히지 않았다. 그런데 이대로 그냥 보내기에는 체면이 서질 않는 것 같았다. 이서아가 한잔 마시겠다고 했으니 자연스럽게 말했다. “그래. 데리고 가도 돼. 근데 그 전에 이 룸에 있는 사람들한테 한 잔씩 올리고 다 마시면 가.” 룸에 총 8명이니까 8잔이었다. 김하나가 비틀거리면서 일어났다. 안색이 창백한 게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였다. “알았어요... 내가... 내가 마실게요...” 이서아는 김하나를 말리면서 잔을 들었다. “이 술 제가 마시면 하나네 회사랑 대표님네 회사 협력하는 겁니다. 어때요?” “그래. 마시면 계약서에 사인할게!” 이서아는 술잔을 들고 그들 앞으로 다가가 단숨에 들이켰다. 김하나는 마음이 아팠지만 이렇게 마시지 않으면 이 상황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 바닥의 룰이 그러했으니까. 다섯 번째 사람 앞으로 다가갔을 때 이서아는 이미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주량이 괜찮았지만 오늘 소인혁이 준 석 잔을 마신 바람에 힘들어졌다. 이서아는 테이블을 잡고 여섯 번째 사람 앞으로 다가가 억지로 웃었다. “대표님, 사업이 대박 나길 바랍니다.” 이 잔을 마신 후 이서아는 고개를 돌려 여러 번 기침했다. 문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