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한수호 화 돋우기
“젠장... 둘이 아주 오래오래 만나라고 그래!”
이서아는 그날 바로 사무실의 물건을 집으로 옮겼다. 하도 큰일이라 함께 사는 김하나를 당연히 속일 수가 없었다.
김하나가 계속 캐묻자 이서아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그녀에게 털어놓았다.
화가 치밀어 오른 김하나는 한수호와 백인하를 30분 정도 욕하고서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냉장고에서 찬 맥주 한 캔을 꺼내 벌컥벌컥 마셨다. 그러고는 이서아를 돌아보며 물었다.
“그래서 그냥 이렇게 그만뒀다고?”
이서아는 다리에 약을 바르면서 무뚝뚝하게 말했다.
“내가 한수호랑 연락 끊길 기다렸던 거 아니었어? 왜 그만두니까 너무 충동적이라고 그러는 건데?”
“내가 언제! 네가 드디어 정신 차려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 그냥 그 두 연놈을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게 아쉬워서 그러지.”
김하나는 입술을 씹으면서 씩씩거렸다.
“네가 그만두겠다고 하니까 한수호 그 나쁜 놈 태도가 어땠어?”
“그만두겠다고 얘기한 다음에 바로 나와서 어쩐 표정인지 보지 않았어.”
김하나가 떠보듯 물었다.
“쫓아오진 않았고?”
이서아가 대답했다.
“아니.”
이서아는 다리를 다쳐서 움직임이 느렸다. 겨우 병원 문 앞까지 나와 택시를 타려는데 백인하가 한수호 차의 조수석에 앉은 채 그녀 앞을 지나갔다.
‘허.’
김하나는 답답하기만 했다.
“네가 한수호 곁을 떠나길 바란 건 사실이지만 잡지 않았다니까 너무 괘씸해.”
이서아는 덤덤하게 웃기만 했다. 김하나의 기분이 어떤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끝낸다고 해도 이렇게 끝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3년이나 함께 일했고 또 억울한 일을 당해서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한수호는 여전히 꿈쩍도 하질 않았다. 무력감과 억울함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사실 이서아는 한수호가 후회하고 마음 아파하면서 자존심 다 버리고 그녀에게 매달리길 바랐다. 하지만 일반인이었더라면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한수호는 일반인이 아니었다. 좋은 가정환경에 잘생긴 얼굴, 그리고 능력까지 뛰어나서 주변에 늘 사람이 차고 넘쳤고 굽신거리는 사람도 아주 많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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