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장 대체 왜 이래

신강인이 눈길을 돌리더니 이내 바닥에 쭈그려 앉아 사방에 널린 과일을 주어 바구니에 담았다. 이서아도 함께 과일을 주어 바구니에 넣고 과일바구니를 정리해 병실 앞에 놓으면서 간호사에게 강 간호사에게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물을 준비한 뒤, 안 받는 건 그쪽 사정이지만 이서아는 이렇게라도 자신의 성의를 보이고 싶었다. 두 사람이 입원 병동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신강인이 이서아에게 말했다. “너무 속상해하지 마요.” 그러자 이서아가 웃으면서 답했다. “속상하지 않아요. 절 때리려 한 것은 저의 아빠가 강 간호사를 다치게 했으니 딸이 아까워서 그런 거잖아요. 전 이해해요. 제가 그런 상황이라도 저희 부모님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 이 이유 때문이라도 이서아는 아빠 이진철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그때 신강인이 조용히 말했다. “이건 내 생각인데 며칠 지나서 협의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안 돼요. 빨리 합의서를 받아야만이 아빠가 수감되지 않아요.”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함께 걸어 나왔다. 이서아가 말했다. “쉽지 않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사람은 감정이 있잖아요. 제가 몇 번 더 찾아가 간절하게 양해 구하면 화가 풀리는 날이 있을 거예요. 배상을 요구하는 단계까지만 이르러도 많이 수월해져요.” 신강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게 하기까지 이서아가 얼마나 많은 수모를 받아야 할지 예상되어 이서아가 가여웠다.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하려고요?” “병원 담당자를 만나 병원 측 양해를 받아야죠.” “지금 한창 예민한 시기라서 안 만나줄 거예요.” 이미 충분히 예상한 이서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아요. 제 친구가 이 병원에 지인이 있어 저와 만나게 해주겠다고 했어요. 먼저 무슨 뜻인지는 들어봐야죠.” 그 뒤, 지인이 소개해 준 병원 담당자와 뒷문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신강인이 망을 봐줬다. 담당자가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살피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 “지금 인터넷에서 여론이 확산되고 있어서 원장님도 상황을 살피는 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