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장 백인하의 연락

김은실은 몸에 붙는 옷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배를 볼 수 없었다. 김은실 역시 이서아를 발견하고는 자연스럽게 다가와 먼저 말을 걸었다. “서아야, 네가 왜 여기 있어?” 이서아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어머님, 혹시 어디 불편하세요?” “내가 아니고 친구 보러 왔다가 길을 잃어서 여기까지 왔지 뭐니.” 김은실이 웃으며 말했다. 이서아 역시 해명했다. “저는 건강 검진받으러 왔어요.” 김은실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너는 좀 잘 검사를 해야 돼. 안색이 정말 안 좋아. 어린 아가씨가 일 때문에 스스로 제대로 챙기지 못하니 얼마나 마음 아픈지 몰라. 수호도 남을 챙길 줄 모르는 사람이라 네가 고생이 많다.” “대표님이랑은 상관없어요.” 이서아가 말했다. 병원은 길게 이야기를 나눌만한 곳도 아니었고 서로 볼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이내 헤어졌다. 검사 결과는 이튿날 받을 수 있었다. 이서아는 보고서를 가지고 의사를 찾아갔다. 의사는 검사 결과를 보고는 농담하듯 말했다. “25세이신데 신체 나이는 35세군요.” 이서아가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 “심각한가요?” “큰 문제는 없지만 자잘한 문제가 많아요. 평소에 건강 조심하세요. 늙어서 고생하지 말고요.” 다른 건 몰라도 이서아가 궁금한 게 하나 있었다. “제 초음파 결과는 어떤가요?” 의사가 초음파 결과를 보며 물었다. “혹시 어디 불편하세요?” 이서아가 입술을 잘근 깨물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몇 개월 전에 유산을 했어요. 혹시 나빠졌나 해서요.” 의사가 자세히 결과를 보다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확실히 좋지는 않군요... 혹시 유산하시고 나서 제대로 휴양을 못하셨나요?” 확실히 그랬다. 이서아는 유산을 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한수호의 분부로 진성으로 가서 프로젝트를 맡았다. 하필이면 그때 프로젝트가 너무 많아서 이서아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보냈다. “환자분 자궁은 선천적으로 약해요. 원래도 임신하기 쉬운 몸이 아닌데 유산까지 했으니 다시 임신하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의사가 유감스럽다는 듯이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