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장
하지만 난 더 이상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더 이상 드러내지 않을 것이다.
임세린은 들어가자마자, 날 데리고 이층으로 갔다. 거기엔 양복만 파는 구역이었다. 게다가 격도 아주 높았다.
임세린은 먼저 날 한 바퀴 돌아보더니, 자세하고 살펴본 다음 옆에서 양복 하나를 가져와 나한테 대기 시작했다.
뭘지 않은 곳에 있던 점원이 이때 걸어왔다.
“안목이 참 좋으세요. 이건 우리 가게 신상인데, 카르지오 선생님께서 직접 디자인하신 거예요. 이분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사이즈가 좀 큰 거 같은데, 한번 입어보실래요?”
점원은 이렇게 말하며 다른 옷걸이에서 똑같은 양복을 가져와 내 몸에 댔다.
“몸매가 살짝 말라서, 이런 독특한 디자이너가 있는 양복이 딱 어울려요.”
“포장해 주세요. 이 두 개 다. 하나 더 추천해 줄 수 있나요?”
임세린은 내 손에 있는 살짝 큰 양복을 한 번 보고 또 나를 한 번 쳐다보았다. 그리고 점원에게 말했다.
“네, 고객님. 그럼 일단 이 두 벌을 포장해 드릴게요. 잠시만요.”
점원이 포장하러 갔지만, 임세린은 여전히 둘러보고 있었다.
난 여전히 원래 그 자리에 선 채, 시선만 임세린을 향해 따라다녔다.
그 외에 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마치 나무처럼, 낯선 환경과 사람이 날 두렵게 했다.
이전에는 이런 성격이 아니었는데, 사람은 변하니까.
“주환아, 일루 와서 이거 입어 봐.”
임세린은 고개를 돌리고 날 쳐다보았다.
그리고 흑록색의 양복을 가리키며 나에게 말했다.
순간 내 몸이 흠칫하더니, 그녀에게 걸어갔다.
그 양복은 아주 정교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사실 여기에 있는 모든 옷이 다 정교했다. 그래서 비쌌다.
난 임세린이 왜 굳이 입어보라고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 조금 전처럼 내 몸에 그냥 대기만 하면 될걸.”
“탈의실은 이쪽에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입어보시면 됩니다.”
점원이 냉큼 나타나서 탈의실 위치를 알려주었다.
이 말을 들은 임세린은 그 옷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가서 갈아입어 봐. 보고 싶어서 그래.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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