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설마 갑자기 생각이 바뀐 건가?
난 속으로 혼자 추측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20분 더 기다리다가 만약 오지 않으면 나 혼자 가기로 했다.
그래서 핸드폰을 꺼내고 별 영양 없는 뉴스를 보며 의사가 끊으라고 한 담배를 피웠다,
내가 기다리지 못하고 떠나려고 할 때, 임세린의 차가 드디어 내 시야에 들어왔다.
“오는 길에 차가 막혔어. 좀 늦었는데, 괜찮지?”
임세린은 고개를 살짝 들고 날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차가웠지만 안색이 조금 초췌해 보였다.
난 그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가 막혔다고?
집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20분밖에 안 걸리는데, 차가 1시간이 넘게 박혔다는 거야?
물론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아무래도 출근 시간에 나오면 운이 안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제는 토요일이었고 오늘은 일요일이었다.
난 아무 말 없이문을 열고 뒷좌석에 탔다.
내가 타자마자, 발밑에 뭔가 밝혔다.
고개를 숙이고 보니, 남자의 가방이었다.
이게 그녀가 말한 차 막힘인가?
나는 입술을 꾹 다물고 가방을 다시 원래 자리에 뒀다.
이럴 줄 알았다. 차가 막혔다는 게 그저 핑계라고.
아마 유강우를 집까지 데려다줬겠지.
아무래도 어제 내가 집에 없었으니까. 그리고 임세린 단 한 번도 남자 가방을 쓴 적 없었다. 그렇기에 유강우일 가능성이 제일 컸다.
물론 다른 사람일 수도 있고 내가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다. 그걸 누가 알겠는가?
난 몸을 뒤로 기댄 채,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임세린이 바람을 피운 사실을 난 벌써 내려놓았다.
비록 좀 꺼리기는 하지만, 가끔 내 몸의 주도권에 내 손에 없을 때가 있다.
내가 말이 잠을 자자, 임세란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그녀는 시동을 걸고 난 후, 문책하는 말투로 나에게 물었다.
“어제 그 여자가 누군지 설명할 수 있어? 너 어제 뭐 하러 갔어?”
“내가 그랬잖아. 박겸 여자 친구라고. 어제 길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같이 밥 먹은 거야. 술 취해서 박겸 집에서 잤어. 이것뿐이야. 몇 번을 물어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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