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장
임세란의 눈빛 하나도 난 오래 기억한다.
난 혼자서 호텔을 떠났다. 임세린의 차를 운전하지 않고 그냥 걸어 다녔다.
호텔에 있을 때보다, 난 이렇게 혼자 있을 때가 더 좋았다. 외로운 자유가 느껴졌다.
그렇게 난 길을 따라 서쪽을 향해 걸어갔다. 그곳이 어딘지도 모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냥 단순하게 한 방향을 정하고 목적지 없이 바람 쐬고 싶었다.
요 며칠 나에 대한 임세린의 태도가 괜찮았다. 이건 의심할 필요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다 박설아 때문이었다. 양성준 때문이 아니더라도, 난 다른 핑계로 먼저 나왔을 것이다.
난 길가에서 걷고 있었다. 주위엔 경적 소리로 가득 찼다. 속으로는 별 쓸데없는 생각을 다 하며 계속 앞으로 걸었다.
이때 갑자기 누군가 날 불렀다.
“강주환, 참 우연이네? 네가 왜 여기 있어?”
박겸이 웃음을 지으며 나타났다. 그의 옆에는 소연이란 여자가 서 있었다.
그들은 날 발견하자, 나에게 걸어왔다.
나도 깜짝 놀랐다.
두 사람이 잘될 줄 알았어. 박겸 이 자식이 날 속인 거야?
난 진심으로 박겸 때문에 기뻐하고 있었다.
“산책하러 나왔어.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네. 둘이 일 봐. 난 저 앞에 가서 구경할 거니까.”
난 아무 말이나 둘러댔다. 사실대로 박겸에게 알려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박겸은 지금 나보다 소연과 단둘이 있을 시간 더 필요할 것 같았다.
“어디 가? 우리 밥 먹을 생각이었는데. 마침 만났으니까, 같이 밥이라도 먹자.”
박겸은 내 길을 막았다.
그는 내 집안 상황을 알고 있고 내 성격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내가 혼자서 밖에 떠돌고 있다는 건 또 임세린과 다툼이 있었다는 거다. 내가 마음이 놓이지 않는 건지, 또 혹은 두 사람 감정의 증명인이 돼달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난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 아름다운 상상을 하고 있었다.
“그래요, 주환 오빠, 같이 먹어요!”
소연은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날 초대했다.
난 결국 동의했다. 그리고 그들과 얘기를 나누며 한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박겸은 음식을 주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