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우리 사이가 한창 좋아지고 있을 때 복수했다는 오해 때문에, 임세린은 내가 아주 지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날 찾고 있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난 임세린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나에 대한 불신은 역대 최고로 커졌다. 이번까지 더하면, 내가 아무 이유도 없이 떠난 적이 두 번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후, 난 퇴원했다. 내가 다시 임세린의 집에 나타났을 때, 임세린은 술에 취해 자고 있었다.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와 부은 두 눈은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난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고 일어서려다 실수로 바닥에 있는 술병을 찼다. 술병이 구르는 소리 때문에 임세린은 잠에서 깼다. 그녀가 생기를 잃은 두 눈을 뜨고 날 봤을 때, 얼굴에 가장 먼저 나타난 감정은 기쁨이 아니었다. 임세린은 눈물을 흘리며 내 가슴을 마구 때렸고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난 반항하지 않았고, 그저 조금 더 세게 껴안았다. 난 임세린을 침대에 눕히고, 젖은 수건으로 그녀 옷에 묻은 구토물을 닦아 주었다. 그리고 빗을 들고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고 이불을 덮어준 다음 그녀의 양손을 각각 양옆에 놓았다. 몸을 돌려 따뜻한 물을 가져오려는 순간, 임세린은 미친 듯이 뒤에서 나를 껴안았고 통곡하며 소리 질렀다. “날 버리지 마!” 난 조심스럽게 위로했고, 그녀가 손의 힘을 조금 푼 다음, 돌아서서 품에 꼭 껴안았다. 임세린의 몸에는 항상 은은한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 난 그렇게 그녀를 꼭 껴안은 채, 그녀 몸에서 나는 향기를 맡으며 달콤한 잠에 빠졌다. 내일 임세린이 정신 차리고 날 보면 얼마나 기뻐할지 상상할 수 있었다. “짝!” 누군가의 손이 내 뺨을 때렸고, 날 억지로 잠에서 깨웠다. 임세린은 지금 아주 익숙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악몽에서 볼 정도로 두려워하던 그 독한 눈빛이었다. 임세린은 날 노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강주환, 너 감히 또 돌아와? 네가 없다고 내가 못살 것 같아? 네 복수가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