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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장

난 진작에 알아야 했다. 정상적인 나는 그 일을 신경 쓰지 않는다. 바로 정신의 내가 날 난폭하고 미치게 만든 것이다. 심지어 그뿐만이 아니었다. 정신의 나는 정상적인 나에게 임세린의 요즘 행동이 가짜가 아닌지 생각하게 했다. 그 목적은 내 경각심을 낮추어 임세린이 바람 피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임세린이 이제는 집으로 남자를 데려오지 않는 이유는 지난번 같은 귀찮은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된 것이다. 아팠다, 난 너무 아팠다. 내 눈앞의 모든 것들의 회색으로 변한 것 같았다. 정신의 나는 점점 고지를 차지하고 내 성격은 자기도 모르게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박겸은 날 걱정하고 있었고 끊임없이 문자를 보내며 위로해 주려 했다. 그러다 참지 못하고 나한테 전화까지 했다. 하지만 난 괜찮았다. 정상적인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이 세상을 지켜보고 있었고, 정신의 내가 대신 이 몸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정신의 나는 끊임없이 박겸에게 괜찮다고,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을 뿐이고, 진작에 그런 결과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박겸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정상이니 잠시 믿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하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언제든지 말하라고 신신당부했다. 난 그러겠다고 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제일 먼저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난 박겸한테 고마웠다. 세상에서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이 날 이렇게 걱정해 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심지어 둘째 삼촌도 박겸처럼 매일 나를 걱정해 준 적이 없었다. 난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리고 마음이 안정된 다음 소연희, 즉 내 심리 상담사를 만날 준비를 했다. 임세린한테 나와 함께 산책하라고 했던 그 사람 말이다. 하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 지금 내 몸과 머리를 컨트롤하고 있는 건 정상적인 내가 아니었다. 난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들어가 지난번에 들고 들어온 나뭇가지를 찾았다. 나뭇가지에 달린 잎사귀는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았고, 소원 리본은 낡아 색이 바랜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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