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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장

비록 이 100평이 넘는 집은 작다고 할 수 없었고, 난 집안에서 마음대로 다닐 수 있었지만, 여전히 이런 갇혀 사는 날들을 견딜 수가 없었다. 난 일정한 시간만 되면 정말 여기가 내 무덤이고 난 시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신적 의미에서나 물리적 의미에서나 모두 다 그랬다. 내 우울증은 이런 환경 속에서 점점 더 심해져 갔다. 내 피부는 오랜 시간 동안 햇빛을 보지 못하여 창박해졌고, 내 몸도 점점 수척해졌다. 난 매끄럽고 빛을 반사할 수 있는 물건에 비친 내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전혀 과장이 아니라 내 모습은 분명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귀였다. 심지어 집에 있는 고용인들도 나를 만나면 웃음을 거둔다. 임세린은 이제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난 휴대폰에서 또 그 여자에 관한 스캔들을 발견했다. 그 여자는 강 옆에서 한 남자와 껴안고 있었고, 옆에 있는 사람은 촬영사인 듯했다. 아마 광고 촬영 중인 것 같았다. 내 시선은 모두 그 남자한테 끌렸다. 난 그 남자를 알고 있었다, 최시후. 그 남자는 한창 핫한 연예인이었다. 내가 최시후를 아는 이유는 팬이어서가 아니라 광고에는 온통 그 남자의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그 얼굴은 아주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전에 나한테도 그런 얼굴이 있었지만, 지금의 얼굴은 보는 사람이 두려움만 느끼는 얼굴이었다. 난 미친 사람처럼 웃었다. 그러자 내 얼굴은 더 무섭게 변했다. 난 내가 입을 아주 크게 벌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거의 귓불에 닿을 것 같았지만,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 난 그렇게 잠이 들었다. 다음날 깨어나 보니, 집에는 남자 하나가 더 생겼다. 바로 최시후였다.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분노가 아니라 자조였다. 우리 임세린 회장님께서 또 다른 남자를 데려오셨고, 시간이 증명할 거라는 말은 역시 개소리였다. 최시후는 나를 보고 무언가가 떠오른 듯,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임세린도 마침 이때 나타나 웃으며 최시후에게 과일 주스를 건네주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주 평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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