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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왜 갑자기 같이 살자고 제안한 거지?” 고정태는 궁금해서 물었다. 그는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하게 된 과정에 대해 대충 알고 있었다. 고아라는 그래야만 하는 운명이었고 최현우는 할머니에게 시달려 홧김에 결정을 내린 것이다. “현우 씨 할아버지의 말로는 이번에도 할머니가 강요했대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현우 씨를 많이 아끼는 것 같아요. 물론 현우 씨도 어르신께 효도를 잘하는 편이고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 효도하려는 마음조차 없었으면 아마 아무도 감당하지 못할 거야. 내가 실력이 많이 줄어든 건 맞지만 이런 건 대충 보아도 알 수 있어. 그 사람은 부귀와 장수를 누리는 관상을 가졌고 또한 세계를 지배하려는 엄청난 야망을 갖고 있어.” 고정태는 관상을 조금 볼 줄 알았기에 제자인 고아라가 최현우를 감당하지 못해 버거워할 거라고 확신했고 최현우에게 시달리는 모습과 두 사람의 현실 격차를 생각해 이혼을 제안했다. 물론 아쉽게도 이혼은 이뤄지지 않았다. “너 혼자 들어가서 살아. 난 그런 별장에서 사는 게 불편해. 산에서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어.” 아무리 좋은 별장이라도 자기 집만 못했다. “사부님은 제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되지도 않으세요?” “네가 괴롭히지 않는다면 다행이지.” 고아라는 말문이 막혔다. “일단은 그 사람이랑 같이 살아봐.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생길 수도 있잖니. 어차피 1년 안에는 이혼 안 한다고 했으니까 긴장하지 말고 마음 편하게 먹어. 이번 기회에 퀸즈 그룹의 대표가 맞는지도 확인해 봐. 영진 씨가 얘기한 게 사실이 아닐 수도 있어.” 임영진은 퀸즈 그룹의 대표에게 사생아가 있다고 했었다. 고아라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말을 고정태는 듣지 못했다. 호텔에서 나온 두 사람은 곧바로 쇼핑하러 갔고 각자 옷 두 벌을 샀다. 슬슬 날이 어두워지자 고아라는 이은비와 지소윤에게 연락해 얼른 만나자고 했다. 옆에서 그들의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고정태는 참다못해 한마디 끼어들었다. “네가 밥을 사는 건데 계속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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