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그들이 포기한 것도 자업자득이었다. 덕분에 지서훈은 틈을 노릴 수 있었다.
곧이어 지서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한번 생각해 봐. 네가 나랑 결혼하기만 하면 지씨 가문의 모든 일을 네가 주도할 수 있어.”
지서훈은 매우 진지했고 농담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 눈을 가늘게 뜬 채 고개를 돌려 설인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니면 이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거야?”
설인아가 연속으로 침을 놓는 바람에 강렬한 통증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지서훈이 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에 설인아가 피식 웃었다.
‘드디어 조용해졌네.’
그녀는 모든 작업을 마친 후 일어나 손을 씻고 소파에 앉아 티슈로 손을 닦았다.
“호의는 감사하지만 결혼은 생각 없어.”
가정의 평화를 위해 그녀는 어떤 일들은 확실하게 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지서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설인아가 일부러 그런 것이라고 의심했다. 지금 그의 몸은 마치 칼에 베이는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고 지난번보다 더 심했다.
그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공적인 일에 사적인 복수를 하는 거야?”
설인아가 웃음을 터뜨렸다.
“만약 방금 빗나간 침을 말하는 거라면 오해야. 당신이 생각 없이 말을 뱉어서 내게 영향을 미친 거지.”
지서훈은 화가 나서 헛웃음이 나왔다. 차가운 눈빛에 얼음처럼 날카로운 기운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설인아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남자를 바라보며 웃으면서 말했다.
“그 후에는 공적인 일이야. 한 번 겪어서 통증을 더 못 참는 것 같네.”
설인아가 가볍게 말했지만 그 안에는 항상 위압감이 담겨 있었다.
지서훈의 눈빛이 흔들렸다.
설인아는 그가 만난 여자 중 가장 기세가 강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이런 기세는 보통 남자들에게서 나올만한 것이었다.
설인아는 정말 특별했다.
지서훈이 또 말을 꺼내려는 것을 본 설인아는 바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은 조용히 쉬는 게 좋을 거야. 말을 너무 많이 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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