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문성훈은 넘어져 있는 술병을 세우며 말했다.
“1층 무대에서 춤추는 거 어때?”
조용히 책만 읽을 것 같은 설인아에게는 제성 제일 큰 클럽에서 춤을 추는 게 그야말로 도전 중의 도전이었기에 문성훈의 말을 듣자마자 그녀는 표정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에 다들 흥미를 보이며 휘파람까지 불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후끈 달아올랐다.
이번에는 설연우도 아주 기뻐하고 있었다.
설인아를 어릴 때부터 봐온지라 그녀가 절대 춤을 추지 못한다고 확신한 설연우는 곧 망신당할 설인아를 볼 생각에 들떠있었다.
육진수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문성훈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설연우는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연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건 좀... 다른 걸로 바꾸는 건 어때요? 언니가 춤에는 재능이...”
설연우가 하려던 말은 당연하게도 설인아가 춤에 재능이 없다는 말이겠지만 문성훈은 그런 걸 일일이 고려해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여태껏 혼자 당한 정하준도 합세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게임인데 해야지. 인아 정도면 내노라하는 미인인데 살짝만 움직여도 시선은 다 쏠릴걸.”
남하연은 당장이라도 말 몇 마디로 남자들을 더욱 흥분하게 만든 설연우의 뺨을 때려주고 싶었다.
화가 난 그녀가 술병을 내려놓으며 설인아를 대신해 거절하려 할 때 설인아가 그녀의 팔을 잡으며 괜찮다는 눈짓을 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지금은 참아야만 했기에 설인아는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하게 대답했다.
“춤 정도야 뭐, 쉽지.”
그 말에 신이 난 문성훈과 다른 친구들은 박수를 치며 말했다.
“역시 인아는 빼지 않는다니까!”
한편 설연우는 춤을 추겠다고 나서는 설인아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이 망신당할 걸 뻔히 알면서도 나설 정도로 멍청하진 않을 텐데, 무슨 생각으로 응한 건지는 몰라도 좀 이따 보게 될 추태가 벌써부터 기대되었다.
하지만 나중에 설인아가 망신당했을 때 자신에게 돌아올 화살이 걱정되었던 설연우는 일부러 그녀의 팔을 잡으며 걱정하는 척 물었다.
“언니, 가지 마 그냥.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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