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설인아는 아무것도 모른 채 차 문을 닫자마자 하시훈은 바로 차에 시동을 걸어 떠나버렸다.
...
눈 깜짝할 사이에 이틀이 지나갔다.
그날 밤에 샤브샤브를 먹고 하시훈이 그녀를 집으로 보낸 후 여태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설인아는 그가 바쁜 줄 알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 설인아는 방금 약재 도매시장의 가장 큰 가게에서 나와서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다.
약재 도매상들은 밀차로 크고 작은 보따리의 한약재를 싣고 무척 분주하게 시장에서 오가고 있었다.
설인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드디어 모든 재료를 다 준비했어.’
갑자기 핸드폰이 울리자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
‘또 나문숙이잖아.’
설인아는 전화를 바로 끊었다. 하지만 전화는 끈질기게 울리자 그녀는 할 수 없이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그녀가 말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나문숙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인아야, 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서 위독한 상태야. 빨리 집으로 와.”
이에 설인아의 안색이 확 변했다.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녀는 핸드폰을 꽉 쥐고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
나문숙은 곧바로 흐느끼면서 말했다.
“네가 늦게 오면 아마... 아마...”
나문숙은 말을 못 잇고 목 놓아 울면서 무척 슬픈 연기를 하였다.
설인아의 가슴이 무거워졌다.
멀쩡했던 사람이 갑자기 위독해졌다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녀보고 나씨 가문의 아들과 혼인하라고 강요했던 사람이 지금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하다니?
설인아는 바로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
“의사 선생님은 뭐라고 하셨어요?”
설인아의 말을 들은 나문숙 모녀는 눈이 번쩍였다.
‘걸려들었어!’
나문숙은 계속 속상한 척하였다.
‘의사 선생님이 뇌졸중이라고 하셨어. 이제 우리 모녀는 어떻게 살지?”
그녀는 말할수록 목소리가 점점 떨렸고 거의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설인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나문숙이 이런 상황에서도 아직 자기 모녀의 이익만 생각하고 있는 걸 보면 사실인 것 같았다.
‘아니야! 설형우는 얼마 전에 바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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